주거•사무•레저 가능한 외국인 전용 멀티타운
젠트리피케이션 우려… 지역 주민 불안
최종 허가받지 않은 상태로 공사 진행 중
중부자바 즈빠라(Jepara Regency) 카리문자와(Karimunjawa)에 외국인 전용 타운이 조성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스타트업아일랜드(The Start Up Island)’라는 회사가 제작한 분양광고가 소셜미디어에 게시됐다. 영어 버전으로 제작된 이 광고에는 복층 구조의 프리미엄 타운하우스를 소개하고 있다. 해변·비치클럽과 바로 연결되며, 단지 내 사무공간 및 편의시설 등을 별도로 갖추고 있는 이 타운하우스의 가격은 8억 800만 루피아(약 6770만원)다.
회사측에 따르면 현재 총 300채 중 170채가 판매됐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는 이 외국인 전용 타운이 조성됨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변화, 일명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kasi)’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즉, 외부 자본이 유입되고, 임대료 등이 상승하면서 되레 기존 주민이나 상인들이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외국인의 주택 소유가 법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어김없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주민들의 한숨 “마을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
밤방 자카리아(Bambang Zakaria, 54)는 이 지역 주민이다. 그는 외국인 특권층이 지역주민을 소외시키고 그들만의 사회영역을 만들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BBC 인도네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머무는 것과 외국인 전용 타운이 생기는 건 매우 다른 의미”라며 “이곳이 주로 외국 관광객 덕분에 경제적 이득을 얻은 곳이지만, 그들이 실제 이곳에서 산다면 문화, 관습의 차이로 결국 주민들은 떠밀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타운 조성 과정에서 이 지역 많은 토지가 외부인의 소유가 되면서 주민들은 앞으로의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와 같은 지역 개발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밤방은 “시간이 지나면 이곳 전체를 외국인이 장악하게 될 것이다. 그들에게 이곳은 매우 저렴한 기회의 땅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발 사실 조차 SNS를 통해 알았으며, 타운 조성과 관련하여 개발사와 지역 주민간의 어떠한 소통도 이뤄진 적 없다”고 밝혔다.
현재 이 타운은 카리문자와 해변 근처 35,000㎡(제곱미터) 규모로 건설 중이다. 공사장 앞 해변은 울타리로 가로 막혔으며, 이 때문에 주민들은 해변가 쪽 김 재배지에 진입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외국인은 여전히 집을 소유할 수 없다.
한편, 스타트업아일랜드 측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당 타운하우스는 소유형이 아닌 임대형이라고 밝혔다.
토지 및 토지 등록 권리에 관한 정부령 제18/2021호 49조 2항에 따라 외국인은 인도네시아에서 토지와 부동산을 소유할 순 없으며 임차만 가능하다. 즈빠라 공공사업주택부 아리 바츠티아르(Ary Bachtiar) 국장은 해당 타운하우스는 판매가 아닌 단기 또는 장기 임대 방식으로 거래되며, 회사에서 구매자로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편 BBC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는 환경산림부(KLHK)부가 심사중이며 최종적으로 허가받은 상태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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