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국립대학교(UI)를 찾은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Luhut Binsar Pandjaitan)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이 학생들에 둘러싸여 곤욕을 치렀다.
12일 루훗장관은 ‘코로나19 이후 경제 대책’을 주제로한 강연을 하기 위해 UI를 찾았다. 상황이 발생한 건 강연이 끝난 직후였다.
강연을 마치고 건물 밖으로 나온 루훗 장관은 피켓과 현수막을 든 학생들을 발견했다. 루훗 장관이 학생들 앞으로 다가서자 이들은 구호를 외치며 대통령 연임에 대한 주장을 명시적으로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루훗 장관은 자신이 대통령 3연임을 주장한 적이 없다면서, 단지 많은 대중이 총선 연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학생들은 총선 연기 근거로 언급되었던 빅데이터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루훗 장관은 누구도 빅데이터를 공개하라고 강요할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루훗 장관은 학생들에게 “빅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을 자유는 내게 있다. 민주주의를 제대로 배웠길 바란다. 누구라도 각자의 의견이 다를 수 있고, 나 역시 내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루훗 장관은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억명이 넘는 대중들이 2024년 선거 연기를 지지했다고 주장했다. 루훗 장관의 발언 이후 사회 각계 비판이 쏟아졌다.
비평가들은 대선을 연기하기 위한 당 차원의 꼼수라고 지적했으며, 정치권 일각에선 빅데이터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11일 인도네시아 대학생 수천명이 대통령 3연임 및 총선 연기 반대 시위를 도심 곳곳에서 벌였다. 시위대는 조코위 대통령의 임기 연장을 위한 어떠한 형태의 개헌도 반대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론이 악화되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4년 예정대로 대선을 치를 것이라며 진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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