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식재료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식량의 90%를 수입하는 싱가포르가 인플레이션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경작지가 거의 없고 자연 농산물이 부족한 싱가포르는 식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싱가포르 정부는 2030년까지 식품 수요의 30%를 자체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라트남국제관계대학원(S. Rajaratnam School of International Studies, RSIS)의 폴 텡(Paul Teng) 교수는 “새로운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태도와 가격 형성이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에서 생산된 식품이 수입품보다 비싸면 설 자리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지역 생산품이 가격과 품질, 수요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역시 오르는 식품 값이 부담이다. 4월 식품 가격은 전년 대비 4.1% 상승했다.
아시아개발은행(The Asian Development Bank) 딜 라후트(Dil Rahut) 수석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식량 부족이 내후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전쟁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빈자리를 다른 국가들이 재빨리 채우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신선한 농작물을 재배하려면 최소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텡 교수는 전쟁이 끝나도 식품 가격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식품 인플레이션은 연료비용 급등, 인력난, 공급망 제약 등 다양한 변수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는 싱가포르가 식품 수입을 소수의 국가에 의존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수입 경로를 다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닭고기 48%는 브라질, 34%는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했다. 최근 말레이시아가 닭고기 수출을 중단하면서 싱가포르는 큰 타격을 입었다.
텡 교수는 정부의 식량 안보 인식이 아쉽다며 싱가포르에 수출 제한이 적용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국가간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니투데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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