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릴리 핀타울리 시레가르(Lili Pintauli Siregar, 56) KPK 부위원장이 사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거세다. 징계 심의를 앞둔 시점에 사임한 것이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10일 부패척결위원회(KPK) 감독위원회는 릴리 부위원장이 사임했기 때문에 윤리강령 위반에 관한 징계 심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국제투명성기구(TII:Transparency International Indonesia)의 알빈 니콜라(Alvin Nicola)는 릴리에 대한 심의 결과가 은폐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11일 BBC 인도네시아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릴리의 사임으로 심의가 중단된다 할지라도 조사 결과는 공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릴리 핀타울리는 지난 3월 롬복에서 열린 만달리카 모터쇼에서 주요 후원사인 퍼르타미나(PT Pertamina)로 부터 관람 티켓, 숙박 등 9천만 루피아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4월 그녀는 KPK 윤리위원회의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당시 발리 G20 반부패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시종일관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했던 그녀가 7월 11일 마침내 윤리위 심의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심의는 맥 없이 끝나고 말았다. 앞서 대통령이 그녀가 제출한 사직서에 서명을 했기 때문이다. KPK 감독위원회는 이미 릴리의 사직통지서를 전달 받은 상태였다.
이날 윤리강령 심의위원회 툼빡 하토랑안 팡가베안(Tumpak Hatorangan Panggabean) 의장은 “릴리 핀타울리 시레가르가 사임함에 따라 징계 심의를 중단한다”고 말했다. 릴리는 “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하고 자리를 빠져 나왔다.
릴리 핀타울리 시레가르의 윤리강령 위반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6월 북부 수마트라 탄중발라이 시장 무하마드 샤리알(Muhammad Syahrial) 관련,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사건에 연루되어 윤리위 징계를 받았다. 당시 그녀는 1년간 180만 루피아 감급 등 제재를 받았다.
TII 알빈 니콜라는 “부정 행위를 저지른 사람은 결코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퍼르타미나가 릴리에게 상납하게 된 동기와 목적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니투데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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