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안감 관저에서 벌어진 경찰 총격 사건에 대한 경찰의 발표가 조작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BBC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경찰이 발표한 사건 개요는 이렇다. 경찰청 인사처장 페르디 삼보 치안감(Irjen Pol. Ferdy Sambo)의 운전기사 J순경이 관저에 홀로 있던 치안감 부인을 성폭행하려다 그녀가 고함을 지르자 달아났다. 관저 경비로 근무하던 E이경이 이를 목격, 두 경찰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J순경이 사망했다.
경찰 조사에서 E이경은 J 순경이 먼저 총을 쐈고 정당방위 차원에서 응사했다고 진술했다.
안보전략연구소(ISESS) 경찰 감시반 밤방 루크민토(Bambang Rukmint)는 경찰 발표에 의혹을 제기했다. 2년 넘게 문제 없이 일해 온 J 순경이 어느 날 갑자기 상관의 부인에게 총을 겨누고 성적인 위협을 가했다는 게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이 모든 게 치안감 부인의 증언만으로 내려진 결론이라는 점에 대해 비판했다.
J순경의 가족은 성명을 통해 “사인으로 밝혀진 총상 외에 시신에서 마치 칼에 베인 것 같은 상처가 곳곳에 발견됐다. 뿐만 아니라 손가락 2개도 잘려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번 경찰 총격 사건에 제기된 의혹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건이 발생한 날로부터 발표 시기가 이유없이 지연된 점(사건발생 7월 8일 / 경찰 사건 발표 7월 11일)
둘째, 사건에 대한 발표 내용이 여러 차례 번복된 점.
셋째, 총상 외 전혀 다른 양상의 상처가 J 순경의 몸 곳곳에서 발견된 점.
넷째, 사건 직후 가족에게조차 시신을 공개하지 않은 점
다섯째, 사건 직후 관저 주변 CCTV의 저장장치가 교체된 점
여섯째, 가장 유력한 증인이자 사건 당사자인 E이경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점
경찰 수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리스티요 시깃 프라보워(Listyo Sigit Prabowo) 경찰청장은 총격 사건 조사를 위한 특별 전담반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2일 공식성명을 통해 “수사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모든 진상이 명명백백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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