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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담배 마케팅의 포괄적 규제 필요… 담배 산업의 전횡에 맞서는 언론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담배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는 ‘흡연자들의 천국’, ‘담배 산업의 디즈니랜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담배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나라다.

세계성인흡연조사(Global Adult Tobacco Survey)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흡연자는 2011년 6140만명에서 2021년 7020만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심지어 10~18세 미성년자 흡연율은 2013년 7.2%에서 2018년 9.1%로 증가했다.

현재 시행중인 정부령(PP) 제109/2012호만으로 담배 소비나 산업을 규제하기엔 역부족이란 해석이 나온다.

국제 항결핵 및 폐질환 연맹(IUATLD, The UNION) 타라 싱 밤(Tara Singh Bam) 아태지역 이사는 “인도네시아에서 매년 20만명 이상이 흡연으로 사망하고 있음에도 정부의 대응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면서 “담배 규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화된 상황에서 이를 바로잡는데 언론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담배 규제에 관한 문제제기는 언론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인도네시아에서 담배 업계의 영향력이 그만큼 막강하기 때문이다.

자카르타포스트 편집장 출신이자 ‘Project Multatuli’ 소속 유명 저널리스트 마리아 하르티닝시(Maria Hartiningsih)는 제 7차 인도네시아 담배 및 보건 세미나(ICTOH 2022)에서 “담배 문제는 여러 이해관계로 인해 자칫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때문에 우리는 수준높은 지식, 정보,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연구 및 조사, 국가 및 글로벌 수준의 정책, 현지 시장에 대한 폭 넓은 이해 등을 바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념해왔다”고 말했다.

작년 보건부가 정부령 제109/2012호의 개정을 추진했지만 국가사무처가 이를 반려한 바 있다.

제109/2012호는 담배의 담배광고•판촉•후원을 금지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여기에 몇 가지가 더 추가된다. 예를 들어 담뱃갑 경고그림 확대, SNS 등 온라인 광고 금지 등이 그것이다.

이 규정은 담배 사용을 규제하는 데 보다 강력한 법적 수단이 될 수 있다. 인도네시아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세계보건기구(WHO)가 채택한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을 비준하지 않은 국가다.

인도네시아 보건전문가협회(IAKMI)는 해당 법안의 개정 추진이 중단된 원인을 파헤치고자 전담 취재팀을 구성했다.

마리아는 “취재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미디어의 관점과 정책에 맞서는 것이 두려워 제안을 거부하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고 토로했다.

1년 후 취재팀은 개정 중단과 관련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몇 가지 정황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담배규제가 농가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소문이 유포된 점, 담배 농가들을 상대로 불공정 거래가 있었다는 점 등을 알게 됐다.

인도네시아 보건전문가협회 담배통제지원센터(TCSC-IAKMI) 수마르자티 아르요소(Soemarjati Aryoso) 소장도 개정을 통한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프라틱노 국무장관을 통해 개정 발의를 차단한 사실로 비춰봤을 때 인도네시아 정부가 공공보건보다는 경제적 관점에서 담배 업계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2022년 4월 기준 전 세계 담배 회사들이 광고와 판촉에 쏟아부은 돈은 78억 달러(약 10조 220억원)에 달한다. AC 닐슨 통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경우 2021년 1월부터 11월까지 담배광고 지출 규모는 약 1조 루피아(약 870억원)다.

막대한 예산을 들이는 게 아깝지 않을 만큼 담배 회사들은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있다. 잠재적 소비층을 충분히 자극하고 있으니 말이다. 미흡한 규제로 인해 방치된 담배광고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흡연자를 만들어 낸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담배 광고는 호기심을 자극하고 실제 조기흡연으로까지 이끌 수 있어 위험하다.

13세에서 15세 사이의 청소년 2,28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10대의 83%는 담배광고가 흡연을 조장한다고 믿지 않았다. 반면 22%는 담배광고의 메시지를 신뢰한다고 답했고, 12%는 인터넷에 노출되는 담배 브랜드의 광고 슬로건을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웃 나라 말레이시아의 경우에도 15세 이상 5명 중 1명이 흡연자일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이에 말레이시아 보건 당국은 2005년 이후 출생자에 대한 담배 및 담배 관련 제품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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