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 월요일

INNI-BIZ-TOP

INNI-BIZ-SUBTOP

Home비즈니스/경제인도네시아 니켈광산 현장에는 왜 중국인이 넘쳐나나

인도네시아 니켈광산 현장에는 왜 중국인이 넘쳐나나

사진 : BBC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니켈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혜택을 누리고 있는 건 인도네시아가 아니라 중국인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숩 칼라(Jusuf Kalla, 이하 JK) 전 부통령도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인도네시아 니켈 산업이 중국인 근로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니켈은 인도네시아 것인데 일하는 사람들은 모조리 중국인들입니다. 현장 광부들부터 용접공까지 전부 다요.” 지난 주 자카르타 캠핀스키 호텔 그랜드볼룸(Grand Ballroom Kempinski)에서 열린 칼라그룹(Kalla Group)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JK는 이렇게 말했다.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Luhut Binsar Panjaitan) 해양투자조정부 장관은 JK의 해당 발언을 일축했다. “사실이 아닙니다. 2014년 초창기 건축 붐이 일어나던 시기엔 그랬지만 지금은 인도네시아인 근로자가 훨씬 더 많습니다.”

둘 중 누구의 말이 맞을까?

니켈광산 분야만 놓고 공식 통계를 살펴보면 해당 산업에 투입된 인력은 총 2만4,745명이며 이중 3,054명이 외국인으로 나타난다. 물론 여기서 언급된 외국인이 모두 중국인이란 뜻은 아니다.

시민단체 에너지 워치(Energy Watch)의 마밋 스티아완(Mamit Setiawan) 대표는 인도네시아 니켈광산 현장에 중국 노동력이 투입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현지 니켈광산 산업의 최대 투자자가 중국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중부 술라웨시의 인도네시아 모로왈리 인더스트리얼 파크(PT Indonesia Morowali Industrial Park-IMIP)와 동남부 술라웨시의 버츄얼 드래곤 니켈 인두스트리(PT Virtue Dragon Nikel Industri-VDNI) 등 최소 두 개의 대규모 중국 기업이 인도네시아 니켈 산업에 진출해 있다.

마밋은 니켈광산 현장에 중국인들이 인도네시아인 근로자들보다 많다는 JK의 발언에 대해 상당히 다른 각도의 시각을 피력했다.

CNN 인도네시아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자금을 들고 들어온 중국 기업이 자체적으로 자국 인력을 조달해 올 권한은 일정 부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련 기술에 있어서 중국인이 현지인들보다 능숙하기 때문에 이들을 배제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인 인력은 대부분 기계설비를 운용하는 필수직종이거나 기술직이고 일반 노동자의 경우 현지인을 더 많이 고용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일반 노동자들 중 중국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중국 기업은 자체적으로 적지 않은 규모의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제련소 인근 지역을 둘러보면 경제가 크게 살아난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현지 지역사회도 상당한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죠.” 시민단체 대표답지 않게 마밋은 중국 기업에 매우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인도네시아 광산전문가협회(PERHAPI)의 리잘 카슬리(Rizal Kasli) 회장은 중국 인력이 투입되는 건 최초 해당 기업이 투자 협상을 진행할 당시 인도네시아 정부가 서명한 허가 및 업무 협약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광산산업은 다운스트림 측면, 즉 제련소 건설 단계에 더 많은 중국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구도다. 이는 니켈광산 산업의 제련소 건설 대부분이 턴키 방식으로 체결되는 특성상 해당 단계에서 중국 회사가 압도적 숫자의 중국 인력을 투입하게 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광산 기술에서 크게 낙후되어 있는데 그것은 최근까지도 인도네시아가 니켈을 제련하지 않은 원석 상태로 수출해 왔다는 사실에서도 입증된다. 그래서 인도네시아는 이른바 ‘스멜터(smelter)’라 부르는 제련소를 만들어 니켈 광석을 우선 처리해 중간상품으로 만들어 수출하고자 정책을 바꿔 2014년 1월부터 강행했다. 이때 해외 기업이 진출하면서 자국으로부터 인력을 데려와 결과적으로 해당 투자의 상당액을 조기에 본국으로 회수해 가게 되는데 사실 그리 낯선 방식은 아니다.

인도네시아의 제련기술이 낙후된 상황에서 해당 기술을 가진 중국회사가 자본과 인력을 가지고 들어와 투자액 일부를 인건비 명목으로 우선 회수하는 것인데 이는 인도네시아 당국이 공식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하지만 일단 제련소 건설이 완료되면 현지에 투입된 외국인 인력 대부분이 귀국하고 그 자리를 현지인으로 채우는 방식으로 니켈광산산업 인력운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리잘은 지적했다.

이를 담보하기 위해 노동부가 제련소 인력 현황을 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해당 프로젝트에 투입된 외국 인력들이 합법적인 자격을 갖추었는지, 혹시 관광비자를 사용해 들어와 일하는 것은 아닌지 감독해야 한다. 이외에도 허가받지 않은 다른 업종에서 일하는 것은 아닌지, 체류기간을 넘긴 것은 아닌지, 당국의 감시와 통제가 미치지 않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또한 그는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즉시 관리 주체가 이관될 수 있도록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국의 감독 없이는 중국 인력의 귀국여부, 해당 업무를 현지인으로 승계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리잘은 해외투자가 개방된 모든 산업에 있어서 국산자재 사용비중(TKDN)에 대한 보다 확장된 개념의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TKDN 기준을 매년 조금씩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동력을 ‘자재’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치 않지만 외국인 투자업종, 예컨대 니켈 광산산업에 투입되는 현지 인력의 비율을 매년 높여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가 획득하는 외환수입도 늘려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보소와(Bosowa Corporation)를 통해 니켈 제련사업에 뛰어 들겠다고 밝힌 JK의 사업 계획에 대해 리잘은 보소와가 이미 다양한 사업부문을 가지고 있는 만큼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필요 인력을 모두 현지인으로 고용하겠다는 JK의 약속은 지켜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았다. 자금이나 기술력 면에서 민간 기업 및 해외 기업과의 협력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리잘은 보소와가 중국과 손잡게 된다면 현재 국내 니켈 광산산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관행이 보소와에서도 똑같이 반복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투자자는 같은 조건을 제시할 것이고 보고와가 이를 거절하는 건 쉽지 않을 테니 말이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저작권자(c) 인니투데이,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 ARTICLES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

TODAY NEWS HEADLINES

INNI-BIZ-SIDE-A

INNI-BIZ-SIDE-B

최신 기사

error: Content is protected !!
Secured By mini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