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싱가포르로 이민가는 중국의 백만장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3년 가까이 이어진 중국의 고강도 코로나 정책과 내수 경기 침체로 인해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싱가포르의 과세 정책 등이 자산승계에 유리하다고 판단, 싱가포르에 미리 법인을 세우는 수요도 증가했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싱가포르로 가는 중국인 투자 이민 열풍’을 집중 조명하면서 싱가포르 통화청(MAS)에 2021년 기준 700개 이상의 가족법인(패밀리오피스)이 설립됐다고 보도했다. 2018년까지만 해도 한해 법인 설립 수가 50개에 불과했는데, 3년 만에 14배로 늘어났다.
가족법인은 통상 자산 승계 및 투자 관리 목적으로 초고액 순자산가 개인이나 가족의 투자금을 관리하는 법인이다. MAS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관리하는 자산은 작년 4조7000억 싱달러(약 4533조원)에서 5조4000억 싱달러(약 5209조원)로 불었다.
한 자산관리 업계 관계자는 “현재 600개 이상의 법인설립 신청서가 MAS에 승인절차를 밟고 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중국 출신의 부유한 가족”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이민 컨설팅 업체인 헨리앤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온라인 이민 상담고객의 66%이상이 중국인이었다. 2분기 중국인 문의는 이전 3개월보다 134%증가했다.
헨리앤파트너스는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싱가포르로 올해 2800명의 고액 자산가가 이동할 것이라며, 이는 2019년에 비해 87%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해 1만명의 부유한 중국인들이 본토를 떠나고 3000명이 홍콩에서 타국으로 이주하는 등 부의 이민이 중국에 피해를 입히기 시작할 것이라고도 추산했다.
중국인이 싱가포르를 선호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싱가포르 시민과 영주권자 중 약 4분의3이 중국계로, 중국 출신 인구가 말레이계(13.5%), 인도계(9%)보다 훨씬 많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중국어가 공용어라는 점도 생활하는 데 유리한 점 중 하나다.
SCMP는 “부유한 중국인들이 싱가포르를 금융자산을 보관하는 안전한 피난처로 여긴다”고 분석했다.
인니투데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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