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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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광산 지분투자 문제로 인니정부와 이견…사업 정체 우려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착공 버튼 누르는 조코위 대통령 / 연합뉴스

중국 비중 줄이려는 인니,
LG엔솔 광산투자 빠지려 하자 난색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채굴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까지 이어지는 일명 ‘그랜드 패키지’ 사업을 추진 중인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광산 지분 투자를 놓고 인도네시아 정부와 이견이 생기면서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LG엔솔이 광산부터 정•제련, 소재, 배터리 생산까지 그랜드 패키지 사업 전 분야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사업을 이끌길 원하지만, LG엔솔은 광산과 정•제련 사업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LG엔솔은 컨소시엄 파트너인 중국 정•제련 업체 화유 홀딩스(화유) 주도로 광산 투자에 나서길 원하면서 중국계 기업 의존도를 낮추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의도와 어긋나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CNBC인도네시아는 LG엔솔이 니켈 광산 투자를 망설이면서 전체 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8일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 사진 : 로이터

인니, 니켈 광산 둘로 쪼개 CATL•LG엔솔과 사업 진행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 니켈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인도네시아는 2020년부터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하고 국내에서 정•제련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으로 수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정•제련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내에서 배터리 소재와 배터리 셀까지 생산해 ‘전기차 허브’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정책의 하나로 인도네시아는 북말루쿠주의 대형 니켈 광산을 개발하면서 니켈 채굴에서 제련•정련•전구체•양극재•배터리셀 생산까지 상방에서 하방 산업을 아우르는 배터리 ‘엔드 투 엔드'(end to end) 사업을 구상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인도네시아는 이 니켈 광산을 둘로 쪼개 세계 배터리 점유율 1위 업체인 중국의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가 주축이 된 CATL 컨소시엄과 LG엔솔이 주축이 된 LG컨소시엄을 각각 사업 파트너로 선정했다.

CATL 입장에서는 양질의 니켈 광산을 모두 가져가길 원했지만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중국계 회사로만 사업이 집중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광산을 둘로 쪼갠 뒤 비중국 기업인 LG엔솔 컨소시엄도 사업을 진행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출범한 LG엔솔 컨소시엄에는 LG엔솔과 LX인터내셔널, 포스코, 화유 등이 포함됐다.

LG엔솔 컨소시엄은 약 90억 달러(약 11조3천억 원)를 투자해 연간 350만대, 200기가와트시(GWh)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충전중인 전기차 / 연합뉴스

LG엔솔, 광산 투자에서 빠져…중국 지분 늘어나자 인니 정부 반대
하지만 이렇게 시작한 사업은 아직 본계약도 체결하지 못하고 늦어지고 있다. 지난달 CATL 컨소시엄이 광산 투자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한 것과는 비교된다.

이처럼 사업이 지연되는 것에는 본격적인 사업의 시작인 광산 투자와 관련해 LG엔솔과 인도네시아 정부 간 이견이 생겼기 때문이다.

당초 LG엔솔 컨소시엄은 광산 개발 사업에 인도네시아 광산회사 안탐이 51%를 투자하고 LG엔솔 컨소시엄에 참여한 회사들이 나머지 49%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광산 지분은 안탐이 가장 많고, 한국 회사들이 두 번째, 중국업체 화유가 세 번째로 많이 가져가게 된다.

하지만 LG엔솔은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에 중국업체 화유가 안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가져가고 한국 기업은 LX 인터내셔널만 투자해 3순위 투자자가 되는 지분 구조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정부 입장에서는 중국계 회사들이 니켈 광산 지분을 너무 많이 가져가는 것을 꺼려 사업을 CATL과 LG엔솔 두 개로 쪼갠 것인데 인도네시아 정부 생각과 달리 결과적으로 중국 기업들이 광산 지분을 대거 가져가게 돼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이다.

여기다 한국 기업인 LX 인터내셔널은 단순 광산 투자회사고 정작 사업을 이끄는 LG엔솔은 광산 투자에서 빠진다고 하니 문제를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국영 광물 지주회사 마인드ID(MIND ID)의 헨디 프리소 산토소 회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에 참석해 “우리는 자회사 안탐으로부터 화유가 니켈 광산부터 제련까지 사업을 주도하고 LG엔솔은 배터리 제조 분야만 투자하길 원한다는 보고를 받았다”라며 “우리는 화유가 (광산 지분 투자에) 적합한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엔솔 측은 “인도네시아 측과 계속해서 사업 진행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이견을 조율하며 협상을 잘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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