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위, 임기 말에도 인기 높아…
정책 계승자 지지할 듯
자국의 하류 산업 발전을 위해 원자재 수출 금지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이 다음 정권에서도 현 정책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7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전날 중부자바주 스마랑에서 열린 야당 국민수권당(PAN)의 워크숍 행사에 참석해 “차기 인도네시아 지도자는 어떤 위험과 비난이 있어도 용기를 갖고 원자재 수출 금지 정책을 이어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니켈과 구리, 보크사이트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는 2020년 니켈을 원광 형태로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 올해부터는 구리와 보크사이트 등으로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원자재 수출을 막는 것은 인도네시아 내 정•제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원광 형태가 아닌 국내에서 1∼2차 가공을 통해 관련 산업도 키우고 수출품의 부가가치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니켈을 광물 형태로 수출했을 때는 수출액이 연 17조 루피아(약 1조5천억 원)에 불과했지만, 제품 형태로 가공해 수출한 뒤에는 450조 루피아(약 39조 원)로 늘었다며 “이 덕분에 국가는 세수를 늘릴 수 있고 이는 국가 예산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 돌아간다. 또 일자리가 늘어난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결정에 해외 주요 광물업체들도 인도네시아로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한편에선 자원 민족주의라며 비난도 받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인도네시아의 니켈 수출 제한이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을 위반했다며 제소했고, WTO도 EU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항소하며 광물 수출 제한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패하더라도 최대한 시간을 벌어 관련 산업을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비록 우리가 다른 나라들로부터 비난을 받더라도 지금의 정책을 되돌려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올해 6월부터는 보크사이트 수출이 중단될 것이라며 “그 동안 보크사이트 원광 수출의 90%가 중국으로 갔기 때문에 중국이 우리를 제소할 수 있지만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주석과 구리, 금 등 다른 광물들로 수출 금지 정책을 확대할 것이며 차기 정부에서도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내년 2월 대선이 예정돼 있으며 조코위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10월까지다.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70% 내외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조코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서 누굴 지지하느냐가 대선의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언론은 조코위 대통령이 수도 이전이나 원자재 수출 금지 등 자신의 주요 정책을 제대로 계승할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