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6년 임기 마쳐…
사회 통합•소외계층 지원 노력
싱가포르 첫 여성 대통령인 할리마 야콥(68)이 재선에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
30일 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할리마 대통령은 “신중하게 검토한 끝에 재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지난 6년간 싱가포르 제8대 대통령으로 일한 것은 큰 영광이자 특권이었다”고 전날 밝혔다.
2017년 취임한 할리마 대통령의 임기는 오는 9월 13일까지이다.
싱가포르에서 실권을 쥔 행정 수반은 총리이며,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국가의 통합을 추진하는 상징적인 자리다. 대통령은 국고 사용 동의권, 주요 공직자 임명 동의권을 통해 제한된 범위 내에서 내각을 견제할 수 있다.
대통령은 국민 투표로 선출되며 임기는 6년이다. 1회 중임이 가능하다.
할리마 대통령은 2017년 단일 후보 자격으로 무투표로 당선됐다.
싱가포르는 다인종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소수인종 출신 대통령이 선출될 수 있도록 2016년 헌법을 고쳤다. 대통령 입후보 자격을 지난 5차례 대선에서 대통령을 배출하지 못한 인종으로 제한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말레이계에 출마 자격이 주어졌고, 할리마 대통령이 유일하게 자격 요건을 충족했다.
2001년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할리마 대통령은 2013년 첫 여성 국회의장이 됐고, 2017년 싱가포르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에 올랐다.
할리마 대통령은 “임기 동안 도움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다 함께 노력했다”며 국민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장애인 역량 강화, 디지털 포용사회 실현, 간병인 지원 사업 등에 역점을 둔 할리마 대통령의 일정은 사회복지기관, 비영리단체 방문 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회 통합과 소외 계층 지원에 힘을 쏟은 그는 특히 양성평등, 종교 화합, 노인과 노동자 보호 등에 공을 들였다.
당선 후 대통령궁으로 거처를 옮기지 않고 원래 살던 아파트에 계속 거주하는 등 겸손하고 검소한 삶으로도 존경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