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케이블 사고로 한 대학생이 장애를 입은 사건이 조명되면서 비난 여론이 잇따르자 자카르타 주정부는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5일 브라위자야 대학 재학생인 술탄 리프앗 알파티(Sultan Rif’at Alfatih)가 도로 한복판에서 떨어진 전선에 맞아 치명적인 부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빈타로에 사는 술탄은 이날 밤 10시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 오토바이를 타고 자카르타로 향했다. TB 시마뚜빵 길(Jalan TB Simatupang)를 지나 빵어란 안타사리 도로(Jalan Pangeran Antasari)로 좌회전 후 1킬로미터 지점에서 앞서가던 SUV가 떨어진 케이블에 가로막혀 급정거를 했고, 이에 술탄 일행도 멈춰 섰다.
해당 케이블이 차량 지붕에 걸려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SUV 운전자는 케이블을 통과하기 위해 천천히 액셀을 밟았다. 하지만 차량이 움직이지 않자 액셀을 최대한 밟았고 이때 엉켜있던 케이블 일부가 튕겨져 나와 뒤따르던 술탄의 목을 가격하고 말았다.
의식을 잃은 술탄은 파트마와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이후 7개월간 의사소통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목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술탄의 부친 파티(Fatih)씨는 “아들은 7개월 동안 말 한마디 할 수 없었다. 코나 입으로 숨을 쉴 수 없어 호흡 보조기를 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액체류만 섭취가 가능해 날이 갈수록 체중이 감소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파티씨는 아들 술탄이 조코위 대통령과 마흐푸드 MD(Mahfud MD) 정치법률안보조정장관에게 쓴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는 사건의 진상 조사와 케이블 관리를 소홀히 한 회사에 책임을 물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도시계획 분석가 니르워노 요가(Nirwono Yoga)는 광케이블 이전 작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일 언론에 “술탄 사건을 계기로 모든 통합 유틸리티 네트워크 시설(SJUT) 이전을 가속화하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SJUT에 관한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트리삭티 대학(Universitas Trisakti)의 공공정책 분석가 트루부스 라하디안샤(Trubus Rahadiansyah)는 케이블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가 지자체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대응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7월 31일 콤파스와의 인터뷰에서 “케이블 사고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지만 자카르타 주정부는 이를 방치해왔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의 집단소송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한편 사고가 난 광케이블을 방치한 발리 타워(PT Bali Tower) 측이 상황을 봉합하기 위해 술탄 가족에게 보상금 20억 루피아(약 1억7000만원)를 제시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었다.
이를 거절한 술탄의 가족은 공개적인 사과가 먼저라는 입장을 밝혔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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