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수입•유통•보유 금지…
“유해 요소 확산 방지”
말레이시아가 스위스 시계 브랜드 스와치의 성소수자 상징 시계 금지령을 내렸다.
11일 AFP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내무부는 전날 LGBT(성소수자) 요소가 들어간 스와치 시계를 생산, 수입, 유통, 보유해서는 안 된다며 위반 시 3년 형과 2만 링깃(578만원)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LGBT 시계를 착용하면 개인도 처벌받을 수 있다.
내무부는 성명에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유해하거나 도덕적으로 해로울 수 있는 요소의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시계는 대중들이 받아들이지 않는 LGBTQ+ 운동을 지지하고 관심을 불러일으킴으로써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동성애는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다.
지난 5월 말레이시아 당국은 스와치 16개 매장에서 성소수자의 권리를 기념하는 의미의 무지개색 시계 172점을 압수했다.
스와치는 지난달 시계를 반환하고 손해를 배상하라며 말레이시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12일 실시되는 말레이시아 지방 선거를 앞두고 나왔다. 말레이시아 13개 주 가운데 6개 주에서 주의회 선거가 실시된다.
보수 성향의 야권은 말레이•이슬람계의 정서를 자극하며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이슬람의 원칙을 지키는 데 소홀하다고 비판해왔다.
지난달에는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음악 페스티벌에 참가한 영국 밴드 ‘더 1975’가 말레이시아의 동성애 규제를 비난하며 남성 멤버끼리 키스를 해 논란이 일었다. 정부는 이 페스티벌을 취소하고 밴드의 말레이시아 공연을 불허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