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노동 착취 의혹 제기…
쿠데타 이후 외국 기업 줄줄이 철수
세계적인 패스트패션 브랜드 H&M이 노동 착취 등을 이유로 미얀마 공장에서 제품을 공급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H&M은 “신중하게 고려한 끝에 미얀마와의 거래를 단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며 “미얀마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며, 우리의 기준과 요구에 맞게 운영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H&M은 지난 16일 인권단체가 문제를 제기한 미얀마 의류 공장의 임금 착취와 강제 초과 근무 등 사례 20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에 기반을 둔 국제기업 인권단체 BHRRC는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 의류 공장 노동자의 권리가 악화하고 있다며 노동 학대 의혹을 제기했다.
H&M에 제품을 공급하는 공장 외에도 자라의 모회사인 인디텍스에 납품하는 공장 등 여러 브랜드와 관련된 다양한 사례가 포함됐다.
미얀마에서는 쿠데타 이후 외국 기업들의 철수가 이어져 왔다.
미얀마의 주요 산업 중 하나인 의류 생산과 관련해서는 외국 브랜드의 하청 중단이 계속됐다.
앞서 네덜란드 C&A, 아일랜드 프라이마크, 영국 테스코와 막스&스펜서 등이 노동자 인권 침해 등을 이유로 미얀마 공장에서 제품을 공급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기업 패스트리테일링도 지유(GU) 브랜드의 미얀마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인디텍스는 지난 6월 자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공장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다가 해고•체포되자 “해당 공장에서 더는 의류를 공급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들의 미얀마 철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의류 공장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이 열악하기는 하지만, 거래를 끊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미얀마에서 시민단체 미얀마책임경영센터(MCRB)를 운영 중인 비키 보먼 전 주미얀마 영국 대사는 “미얀마 여성 노동자 수천 명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H&M의 발표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