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단일 시장 1위 지켰지만 고금리에 발목”
세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신흥경제국 증권거래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들어 대폭 확대됐다고 미국 CNN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회계법인 EY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흥국 증시는 올해 기업들이 전 세계 IPO를 통해 조달한 총 자금의 약 4분의 3을 차지했다.
지난 5년간 평균치 66%와 비교해 대폭 늘어난 수치다.
신흥국 거래소들의 전체 IPO 건수 또한 61%에서 77%로 늘었다.
국가별로 미국이 세계 최대 단일 IPO 시장 자리를 유지한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와 중국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인도네시아가 약 30년 만에 홍콩을 제치고 4위에 오른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인도네시아가 니켈과 구리, 코발트 등 에너지 전환에 필수적인 광물들의 대규모 매장지라는 점을 배경으로 한다.
자료 제공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금속과 철강, 광산 업종이 올해 인도네시아 IPO 거래 총평가액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의 IPO 시장도 크게 성장하는 가운데 튀르키예와 루마니아도 흥행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 상장은 고금리가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의 수익률을 높이고 리스크가 큰 증시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발목이 잡히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의 상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64% 증가한 180억 달러(약 24조5천억 원)로 평가됐지만, 2020년 2천30억달러, 2021년 2천890억 달러에 비해 턱 없이 적은 수준이다.
지난달 중순 상장한 영국 반도체업체 Arm의 주가가 급등해 세계 IPO 시장이 18개월 만에 반등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컸지만, 현재는 공모가인 51달러에 근접한 상황이다.
며칠 뒤 상장한 식료품 배송업체 인스타카트는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찰스슈왑의 케빈 고든 수석 투자 전략가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제로(0) 금리로 또는 제로 금리에 가깝게 후퇴하려는 의지는 매우 낮다”면서 “이는 IPO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