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플랜B’ 촉구…
방사청장 “이달 말까지 계획제출 안되면 원점 재검토”
국방R&D 예산엔 與 “사업 가려 제대로 지원 뜻”
vs 野 “묻지마 삭감”
여야가 국회 국방위원회의 16일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오랜만에 한목소리를 냈다. 인도네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는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분담금 문제 해결을 위한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 모아 촉구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은 이날 엄동환 방사청장을 향해 인도네시아가 재정 부담을 이유로 분담금 납부를 미루면서 프랑스산 라팔 전투기를 사들인 점을 지적하며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계속 끌려가서 손해만 보는, 밑지는 장사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기동민 의원도 “다른 공격력 무기 구입에는 선뜻 비용을 지불하면서 상당히 오랫동안 (분담금 납부가) 계획된 부분은 지키지 않는 당사국의 선의에 기대선 안된다. 방사청의 무능을 다시 확인할 뿐”이라며 “플랜B를 즉각 가동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국민의힘 의원 한기호 국방위원장도 “언제까지 인도네시아에 끌려 다니냐”며 “현재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이 (대통령에) 유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사람이 모든 판을 뒤집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플랜B를 꼭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엄동환 방사청장은 이달 초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국방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 2024∼2026년 3년에 걸친 분담금 반환 계획을 요구하고 “10월 말까지 (계획을) 제출 안해주면 사업 전반에 대한 원전 재검토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어 엄 청장은 “국방부와 KAI(한국항공우주산업) 등 3자가 모여 플랜B를 검토하고 (계획) 수립 시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했다.
한편, 정부의 내년도 국방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기조에 대해서는 여야가 이견을 보였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R&D 예산이 대폭 확대되며 중복 과제들도 늘어났다며 “(윤석열) 대통령도 R&D 예산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예산 감축의 속 뜻은 사업을 가려내서 제대로 지원하란 뜻”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최근 3년 동안 R&D 사업액이 평균 9% 증가했는데, 내년엔 8.7% 감소했다. 묻지마 삭감”이라고 비판했고, 같은 당 정성호 의원은 특히 부품국산화, 민군 기술협력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된 점을 지적하며 “대통령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엄 청장은 “기타 국가 R&D에 비해 국방 R&D는 가장 적은 범위 내 감액됐다”고 해명했고,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도 “전체적인 ADD 예산 규모로 봐서는 과기정통부의 R&D 파트에 비해선 많이 삭감되지 않았다”며 “오히려 3축 체계 관련 전략•비닉(은밀히 감춤) 쪽 미사일에 대한 기술개발 예산은 늘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