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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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 변칙 출마’ 인니 조코위 아들, 역풍 맞아…지지율 역전

인도네시아 대선 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오른쪽) 그린드라당 총재와 그의 러닝메이트이자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 안타라

대통령 후보 프라보워 러닝메이트로 ‘출사표’…
6개월만에 지지율 뒤져

‘선거법 위헌 판결’ 통해 출마…
여론 절반 “부적절” 응답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장남이 ‘선거법 위헌 판결’이라는 변칙을 통해 부통령 출마를 강행하자 여론조사 지지율이 역전되는 등 역풍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여론조사 기관 차르타 폴리티카의 조사 결과 대통령 후보이자 현 국방장관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그린드라당 총재와 그의 러닝메이트인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의 지지율은 34.7%를 기록, 36.8%를 얻은 여당 후보 간자르 프라노워 전 중부자바 주지사 팀에 뒤졌다.

대선 여론조사에서 프라보워 후보가 간자르 후보에 뒤진 것은 약 6개월 만이다.

이를 놓고 현지 언론에서는 조코위 대통령이 선거법을 바꿔가면서까지 자기 아들을 부통령으로 내세워 ‘정치 왕조’를 구축하려는 시도에 시민들이 반감을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에서 약 절반인 48.9%는 기브란의 출마가 부적절하다고 답했으며 38.2%만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60%는 인도네시아에 정치 왕조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헌법 재판소는 대통령과 부통령 출마 연령을 40세 이상으로 제한한 선거법이 위헌이라며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된 전력이 있는 사람은 연령 제한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헌법소원을 5대4로 인용했다. 이에 따라 국회도 선거법을 개정했다.

이 덕분에 36세인 기브란은 이번 대선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그는 조코위 대통령이 역임했던 수라카르타 시장으로 일하고 있다.

특히 이번 위헌 결정에는 조코위 대통령의 매제이자 기브란의 고모부인 안와르 우스만 헌재 소장이 이해 상충 방지 의무를 위반하고 배석해 논란이 됐다. 이 때문에 헌재 윤리위는 최근 안와르 소장의 소장직을 박탈하기로 했다.

차기 인도네시아 대선 지지율 1위로 올라선 간자르 프라노워 전 중부자바 주지사/ AFP 연합뉴스

인도네시아는 인도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민주주의 국가지만 정치인들이 대를 이어 요직을 차지하면서 정치 왕조를 구축한다는 비난을 받는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프라보워는 인도네시아를 32년간 철권 통치한 독재자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전 사위다. 그는 수하르토 집권 당시 군 요직을 두루 거쳤고, 1990년대 후반 혼란기에 민주화 운동가 납치 사건에 연루됐다는 혐의도 받는다. 프라보워는 1998년 수하르토의 딸과 이혼했지만, 여전히 수하르토 시절 인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의 딸이자 5대 대통령인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는 현 집권당인 인도네시아 투쟁민주당(PDI-P)의 수장으로 있으면서 정치권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꼽힌다. 그의 딸인 푸안 마하라니는 하원 의장을 맡으며 차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최초의 직선제 선출 대통령인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의 아들 아구스 하리무르티 유도요노도 야당인 민주당(PD)의 대표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이런 정치 환경 속에서 2014년 조코위 대통령은 자신은 엘리트 정치 가문 출신이 아니며 이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내 부패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브란의 출마로 조코위 대통령 역시 정치 왕조를 구축하려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대선은 내년 2월 14일에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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