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인프라에 대한 지배력 강화가 이유
중국의 ‘부채의 덫’에서 자유롭고자..
다른 나라의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여
인도네시아가 자문위원회를 발족하고 50개 펀드운용사로부터 투자약정을 받아 국부펀드를 출범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예상 밖에 중국이 투자대상에 빠져 있다.
INA로 불리는 이 펀드는 조코위 대통령의 고속도로, 항만, 교량, 공항 등 야심에 찬 인프라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자카르타는 1분기 중 운용이 예상되는 펀드를 초기 50억 달러로 시작할 계획이며, 국가 예산에서 10억 달러, 나머지 40억 달러는 국영기업의 자본과 자산 이전에서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는 최종적으로 200억 달러(약 22조 3,740억 원)의 기금을 보유할 계획인데, 이 기금은 1조 달러의 경제력을 갖추는 밑천이 될 것이다.
5개 외국계 펀드운용사들은 총 98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중국이 이 펀드에 불참함에 따라 오히려 인도네시아는 인도네시아 핵심 인프라에 대한 지배력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일각에선 인도네시아가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중국의 투자를 일부러 회피하려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즉 주도권을 중국에 빼앗기지 않으면서 중국의 ‘부채의 덫(Debt-Trap)’에 걸려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특히 인프라 구축은 국가 소유여야만?관리될 수 있고,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으로도 외부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즉, 국가 자산의 타국 소유는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 인프라는 국가발전의 기반이기 때문에 특히 외국 자본의 영향력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현재 INA에 40억 달러를 투입한 일본과 20억 달러 미국이 외국인투자자 명단을 주도하고 있다. 또한 캐나다는 유료 도로 건설 프로젝트에 20억 달러를 투자를 예상했으며, 네덜란드와 호주도 각각 15억 달러와 3억 달러에 달하는 소프트 약정을 예고하고 있다. 그 외 아부다비 투자청과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INA가 설립되면 투자자들은 특정 산업이나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는 ‘마스터 펀드(master fund)’나 ‘테마 펀드(thematic fund)’에 투자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진다.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위원회(BKPM)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48억 달러 투자국으로 싱가포르의 98억 달러에 크게 뒤지는 인도네시아 2위 외국인 투자국이었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 경제금융개발연구소의 에스더 스리 아스투티(Esther Sri Astuti)는 “중국은 이미 인도네시아 INA에 많은 투자를 해놓은 것이 이번에 접근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인도네시아도 다른 나라의 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인도네시아 내 반중(反中)감정도 여전히 커, 인도네시아 정부가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을 바라보게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24년까지 인프라 프로젝트에 6조4455억 루피아(약 5,162억 8,455만 원)를 투입할 계획이며, 이 중 30%는 국고에서 조달하고, 나머지는 외국 투자기업을 포함한 국영 기업과 민간 당사자가 조달한다. 이 프로젝트에는 댐, 교통망, 동 칼리만탄의 330억 달러 규모의 신자본 개발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