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반도체전략 발표…
안와르 총리 “반도체 엔지니어 6만명 양성”
말레이시아가 150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동남아시아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29일 현지 매체 베르나마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최소 5천억링깃(약 145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반도체 설계,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 반도체 제조 장비 산업 등에 투입하겠다고 전날 밝혔다.
안와르 총리는 쿠알라룸푸르 말레이시아국제무역전시센터(MITEC)에서 열린 반도체 업계 행사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가반도체전략(NSS)을 공개했다.
안와르 총리는 말레이시아를 글로벌 반도체 연구개발(R&D) 허브로 발전시키고, 반도체 엔지니어를 6만명 이상 양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부도 국부펀드 등을 통해 최소 250억링깃(7조2천500억원) 이상 지원할 예정이다.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은 3단계로 구성됐다.
첫 단계는 기존 반도체 산업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안와르 총리가 언급한 150조원 규모 투자 유치가 첫 단계에 해당한다. 다만 안와르 총리는 구체적인 기한은 언급하지 않았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반도체 설계와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 관련 매출이 최소 10억링깃(2천900억원) 이상인 자국 업체 최소 10곳, 10억링깃에 가까운 업체 최소 100곳을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세계적 수준의 말레이시아산 반도체 설계•생산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애플, 화웨이, 레노버 등에 고성능 반도체를 공급하고, 세계 일류 기업들이 말레이시아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도록 한다는 목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달에는 동남아 최대 반도체 설계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세계 기술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가 새로운 반도체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패키징, 조립 및 테스트 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13%로 집계됐다.
숙련된 노동력과 낮은 운영비용 등이 말레이시아 산업의 장점으로 꼽힌다.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은 2021년 말레이시아에 70억달러 이상 투자해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공장 건설에 나섰고, 올해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독일 반도체기업 인피니온,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주요 협력업체인 뉴웨이즈 등도 말레이시아에 생산시설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일본 등 각국도 반도체 산업을 미래 경제 핵심 분야로 보고 막대한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산업 육성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