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 50주년’ 말레이 방문…
무역, 농업, 금융 협력 등 결속 강화 행보
“남중국해 문제, 관련국 간 독립적 처리”…
말레이 해안철도 확장 검토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역내 국가들 관계 중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기준이자 본보기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19일(현지시간) 베르나마통신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리 총리는 이날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회담에서 “수교 50주년을 맞아 양국이 미래공동체 건설에 속도 내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안와르 총리는 “말레이시아는 ‘하나의 중국’ 정책과 중국 통일을 지지하며, ‘대만 독립’을 옹호하는 어떤 언행에도 반대한다”고 화답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1974년 수교해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중국 총리의 말레이시아 방문은 9년 만이다.
리 총리는 뉴질랜드와 호주에 이어 이번 순방 마지막 목적지인 말레이시아에 전날 도착했으며, 20일 출국 예정이다.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이날 5개년 경제협력협정을 갱신해 무역, 투자, 농업, 제조업, 금융 등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은 말레이시아산 두리안 생과일 수입도 허용하기로 했다. 양국은 상호 무비자 입국도 추진할 예정이다.
양국 총리는 중국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이 남중국해 문제를 독립적이고 적절하게 처리하고, 분쟁과 이견을 관리하며 양자 간 해결이라는 보편적 방향에 따라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선 안쪽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해 주변국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필리핀이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최근 중국과 자주 충돌하고 있다.
리 총리는 이브라힘 알마훔 이스칸다르 말레이시아 국왕을 예방하고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철도(ECRL) 건설 현장도 방문했다.
말레이반도 동•서부를 잇는 철도를 건설하는 동부해안철도는 중국이 추진해온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리 총리는 동부해안철도를 라오스, 태국 철도와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부해안철도는 말레이시아 서부 해안 클랑항에서 북동부 해안 코타바루까지 640㎞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중국 측이 사업비 85%를 조달한다.
중국은 말레이시아의 최대 교역국이다. 지난해 기준 교역액은 989억달러(약136조4천억원)에 달했다. 말레이시아 전체 무역의 17%에 해당하는 규모다.
말레이시아는 중립 외교를 표방하지만, 최근에는 친중 행보를 보여왔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문제에 상대적으로 유화적 태도를 보였으며,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에 중국 기업 화웨이 참여를 허용했다.
말레이시아는 리 총리 방문에 앞서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브릭스(BRICS) 가입 의사도 밝혔다. 반면 무슬림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며 최근 미국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