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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中스파이 혐의 전 시장 해외도피 논란에 이민국장 경질

‘중국 스파이’ 혐의받는 필리핀 전 시장 / 연합뉴스

인니서 체포 후 송환된 궈 전 시장
“출국 과정서 필리핀인 도움 없었다”

중국인이면서 필리핀인으로 속여 ‘중국인 간첩’ 혐의를 받던 필리핀 한 소도시 전직 시장이 해외로 몰래 달아난 사건과 관련해 필리핀 이민국장이 경질됐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전날 노먼 탄싱코 이민국장의 해임안을 승인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그의 해임을 건의한 상급자인 지저스 크리스핀 레물라 법무장관은 그가 소도시 밤반시의 앨리스 궈(35•여) 전 시장 해외 도피 등과 관련해 일련의 실수를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또 “내가 그였다면 이미 물러났을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앞서 궈 전 시장은 지난 7월 해외로 달아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를 돌아다니다가 이달 초 인도네시아에서 체포, 송환됐다.

궈 전 시장은 필리핀에서 ‘범죄 소굴’로 악명 높은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과 유착해 돈세탁 등 범죄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게다가 10대 시절 궈화핑이라는 중국인 신분으로 필리핀에 입국한 뒤 필리핀인으로 신분을 세탁하고 중국을 위해 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궈 전 시장이 해외로 달아난 지 한 달여가 지나서 뒤늦게 지난 달 의회에서 도피 소식이 공개되자 격노한 마르코스 대통령은 출국 책임자를 밝혀내 자르는 등 강경 대응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특히 탄싱코 국장은 궈 전 시장이 달아난 것을 알고서도 법무부에 보고하지 않았다가 출국 사실이 의회에서 먼저 알려지기도 했다.

이민국은 또 500여개 가짜 기업에 고용된 것으로 위장한 외국인 수천 명에게 취업 비자를 발급해준 사건과 관련해 조사받고 있다.

레물라 장관은 관련 기업이 중국계 온라인 도박장 여러 곳을 포함해 500곳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체포 상태에서 필리핀으로 송환된 궈 전 시장은 전날 필리핀 상원 청문회에 출석, 자신이 해외 도피하는 과정에서 필리핀 정부 관계자나 필리핀인의 도움은 “정말로 없었다”고 주장했다.

도피 경위와 관련해 궈 전 시장은 마닐라 지역의 어떤 항구에서 요트를 타고 몇 시간 이동해 큰 배로 갈아탔다고 말했다.

이후 그 배 선실에서 3∼5일 지냈다가 다른 보트로 갈아탔고, 그 보트가 자신을 말레이시아에 내려줬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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