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통령 측 “친구들이 비용 부담,
정부 예산 안 들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의 개인 생일 파티에서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인 듀란 듀란이 공연을 한 것으로 알려져 관련 비용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래플러•인콰이어러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마르코스 대통령은 67번째 생일인 지난 13일 저녁 마닐라 인근 한 호텔에서 열린 자신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으며, 여기에 듀란 듀란이 와서 공연했다.
이 같은 사실은 한 정치 블로거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듀란 듀란의 호텔 파티장 공연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공개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이에 대통령실은 성명을 내고 마르코스 대통령이 “오랜 친구들이 마련한 파티에 참석했으며, 듀란 듀란이 음악을 제공해 놀랍고 감사했다”고 공연 사실을 인정했다.
듀란 듀란은 1980년대 세계적인 인기를 끈 밴드로서 마르코스 대통령이 매우 좋아하는 밴드 중 하나로 알려졌다.
이런 유명 팝스타를 개인적으로 초청해 공연을 관람할 경우 초청비 등 거액의 비용이 들기 마련이다.
따라서 많은 네티즌이 생일 파티에 국민의 세금이 쓰인 것은 아닌지 의문을 나타내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관련 비용을 친구들이 부담했으며 “정부의 비용은 전혀 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에서는 마르코스 대통령의 친구들이 그의 생일 파티에 거액을 쓴 만큼 숨은 동기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부터 평소 그의 호화로운 생활 방식에 대한 비난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래플러는 필리핀 정부의 공무원•공공기관 직원 행동강령•윤리수칙에 따르면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은 공적 업무 과정에서 선물, 사례금, 향응, 대출이나 그 밖의 어떤 금전적인 가치를 지닌 것을 직접적•간접적으로 요청하거나 받는 것이 금지돼 있다고 지적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난 1월에는 영국의 세계적 록그룹 콜드플레이의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마닐라 인근 공연장에 헬기를 타고 날아가서 논란을 일으켰다.
또 2022년 10월에는 필리핀에서 태풍 ‘노루’로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가운데 싱가포르까지 가서 F1(포뮬러원) 그랑프리 대회를 관람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의 모친인 이멜다 마르코스(95) 여사도 최고급 브랜드 신발 3천 켤레를 모으는 등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초호화 사치 행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