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6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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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통령, 2차 출석요구 불응…공수처 “오늘은 기다려볼 것”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 서울=연합뉴스

공수처장·주임검사 등 출근해 조사 대기…
내일 3차 요구 여부 결정할 듯

“세번 요구가 통상절차지만 안 따를 수도…
체포영장 단계는 아직 먼 얘기”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조사를 위해 출석하라고 요구한 시간에 나오지 않았다.

공수처는 이날 윤 대통령 출석을 더 기다려본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이 끝내 나오지 않을 경우 3차 출석 요구를 할지, 체포영장 청구를 할지 이르면 26일 결정할 예정이다.

공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 국방부 조사본부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는 윤 대통령에게 이날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 출석해 내란 우두머리(수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지만, 윤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일단 이날 시간을 정해두지 않고 윤 대통령을 더 기다려보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실적으로 대통령이 출석한다고 해도 나 홀로 하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그런 부분을 포함해 변호인이나 대리인 측의 반응, 선임계가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을 포함해서 (상황을)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조사는 내일 (오전) 10시로 정해져 있지만 저희는 시간을 좀 더 늘려서 기다린다는 심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주임 검사로 출석요구서를 보낸 차정현 부장검사가 공수처 청사에서 윤 대통령 조사를 위해 대기 중이다. 오 처장도 여느 때처럼 청사로 출근했다.

공수처는 조사 전인 만큼 정확한 질문지 분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날 오전 10시 출석을 전제로 종일 조사가 이뤄질 정도의 상당한 양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에서 보냈다는 윤 대통령 사건 이첩 자료는 아직 공수처가 받지 못하면서 관련 내용이 질문지에 반영되지는 않았다. 핵심 피의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서는 검찰이 송부하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의 조서가 윤 대통령 조사에 어느 정도 필요하냐는 질문에 공수처 관계자는 “(윤 대통령에게) 1차 (출석) 통보했을 때 저희가 소환조사를 할 수 있다는 판단은 당연한데, 그런 기록들이 있으면 훨씬 조사는 더 평탄히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21시간 넘게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두 명의 부장검사가 번갈아 가며 조사했다.

공수처 앞 취재진 / 과천=연합뉴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청사 내외부는 별다른 인력 배치 없이 다소 휑한 모습이다. 윤 대통령의 불출석이 유력한 상황에서 공수처와 대통령 경호처 사이 구체적인 경호 방안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18일에 조사받으라는 요구에 윤 대통령이 응하지 않자, 이날 출석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출석요구서를 수령하지 않았고, 전날 윤 대통령 측 수사 변호인단•탄핵심판 대리인단 구성에 관여하는 석동현 변호사는 “출석하기는 어렵지 않나 그렇게 보고 있다”고 사실상 불출석을 공식화했다.

국회가 탄핵소추를 한 만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수사보다 우선이란 게 윤 대통령 측 입장이다. 외부 공개되지 않은 조사실 내 수사기관과의 문답이 아닌 공개 법정의 탄핵심판 절차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 측은 변호인단 구성에도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아직 공수처에 변호인 선임계도 내지 않은 상태다. 대통령실에서도 조사와 관련해 별도 연락은 없었다고 공수처는 밝혔다.

윤대통령, 2차 출석요구 불응…공수처 “오늘은 기다려볼 것” / 과천=연합뉴스

공수처는 이날 윤 대통령의 출석 상황을 지켜본 뒤 향후 조치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조치 결정 시점에 대해 “길어질 상황은 아니지만 오늘 중 결정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오는 27일 헌법재판소가 예정대로 탄핵심판 변론준비기일을 열기로 하고, 윤 대통령 변호인단•대리인단이 26일 이후 탄핵심판 입장을 밝히기로 하는 등 여러 변수를 두루 살펴봐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이 관계자는 “탄핵심판은 고려 지점, 상황 변수인 것이지 (공수처의) 다음 조치 판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 신병확보 가능성에 대해선 “일반 수사기관은 세 번 부르는 게 통상 절차이지만, 여러 가지 고려 사항이 있어서 통상 절차를 따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체포영장 단계는 너무 먼 얘기인 것 같다. 아직 검토할 게 많다”고 발언했다가, 재차 “다음 절차가 결정된 게 아무것도 없어서 먼 얘기라는 것이고, 체포영장만 두고 말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수사에 비협조적인 윤 대통령을 성역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엔 “수사팀에서 고민할 문제고 절차상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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