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레이산 반도체, 미국 수입액 21% 차지…
정부 “협상 추진”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 수혜국으로 꼽히는 말레이시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따른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면 자국 반도체 산업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미국과의 협상을 추진 중이다.
자프룰 아지즈 말레이시아 국제통상산업부 장관은 2분기에 미국을 방문해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협상할 예정이라고 전날 밝혔다.
그는 “반도체에 대한 관세나 수출 제한을 우려하고 있다”며 “관세가 부과되면 말레이시아에 기반을 둔 기업에는 분명히 부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자프룰 장관은 말레이시아에서 반도체를 수출하는 기업 대부분은 미국 업체로 미국 공급망에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는 세계 5위 반도체 수출국으로, 세계 반도체 패키징·조립·테스트 서비스 시장 점유율이 약 13% 수준이다. 반도체는 말레이시아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주력 산업이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대미 반도체 수출은 세계 1위다. 2023년 미국 반도체 수입액의 약 21%가 말레이시아산이었다.
말레이시아 반도체 산업은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에 따른 공급망 재편 속에 새로운 생산 거점을 찾는 글로벌 기업을 대거 유치하며 성장했다.
미국 인텔, 독일 인피니온, 네덜란드 ASML의 주요 협력업체인 뉴웨이즈 등이 말레이시아에 연이어 투자했다.
‘동남아 반도체 허브’를 목표로 하는 말레이시아 정부는 자체적으로도 최소 250억링깃(약 8조1천억원) 이상 투입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반도체에 대한 관세가 25%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