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백신 접종률 전체 인구의 8% 미만
정부, ‘의료진에 백신 부스터샷’ 결정
시노백으로 3차 접종… 전문가들 회의적 반응
인도네시아 의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월 사이 백신접종을 2차까지 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한 의료 종사자가 의사 포함 간호사까지 총 30명 이른다.
코로나19 민간 플랫폼 ‘라포르 코비드19′(Lapor Covid-19)에 따르면 6월부터 이달 7일까지 131명의 보건의료인이 코로나19로 사망했고, 이들 대부분이 시노백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의료인들에게 시노백(Sinovac) 백신 3차 접종을 받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병상 및 약품 산소 부족 등에 시달리고 있다. 수도 자카르타 주변 백신 접종 센터마다 대기자 수백 명이 몰리고 있다.
BBC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현재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수가 치솟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은 인구 2억 7000만 명 중 8% 미만 수준이다.
시노백은 정말 ‘물백신’인가
7월 9일 기준 인도네시아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38,124명. 전문가들은 실제 수치는 몇 배가 된다고 예상한다. 자카르타와 수도권을 제외하곤 상대적으로 검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에 사용되는 백신은 대부분 시노백이다. 하지만 2차까지 백신 접종을 완료하더라도 과연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 말이 갈린다.
많은 의사들은 이에 대해 언급을 주저하지만, 걱정스럽다는 사실은 대부분 인정했다. 기자의 질문에 익명을 요구한 한 폐 전문의는 자신이 두 차례 시노백 백신을 맞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한 달 뒤 항체 형성 여부를 검사했지만 “거의 효과가 없었다. 시노백이 항체를 만들지 못했다”면서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 결과”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시노백에 대한 긴급사용허가를 내렸다. WHO는 시노백이 접종 완료자 51%에서 코로나19 감염 증상을 막는 효과를 냈다고 봤다. 또 사전 실험에서 중증 환자 발생 및 입원 건수를 100% 줄였다고 밝혔다.
시노백 바이오테크(Sinovac Biotech)는 시노백 2차 접종으로 중증 감염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업체는 3차 접종의 효과에 대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초기 결과가 고무적이라고도 덧붙였다. 인웨이둥 시노백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중국중앙방송(CCTV) 인터뷰에서 “두 번 접종만으로도 신체는 이미 ‘면역 기억’을 생성한다”며 “3차 접종 필요 여부에 대해선 연구진이 조금 더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3차 접종에 대해 논의 중인 가운데 의료진에 대한 부스터샷을 결정했다. 추가 접종에 사용될 백신은 ‘모더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차 접종에 대해 전문가들의 생각은?
호주 그리피스대학교 공중보건•역학 전문가 디키 부디맨(Dicky Budiman)은 3차 접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변이가 확산하는 시점에선 일명 ‘부스터 백신’이 시급하다. 시노백의 효과를 끌어올리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할 항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대학교 유행병학자 트리 유니스 미코 역시 백신의 효능은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든다며, 보건 인력들이 지난 1월부터 백신을 맞기 시작한 점을 고려하면 이미 반 년이 지났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아이르랑가대학교의 윈두 퍼노모 박사는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의료종사자들이 숱하게 죽어나갔다. 시노백이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없다면, 3차 접종은 의미가 없다”며 시노백의 근본적인 효과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했다.
‘대재앙이 코앞’
얼마 전 인도네시아의 일일 확진자수는 인도, 브라질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심각한 상황으로 245만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6만 4000여 명이 숨졌다.
지난달 인도네시아 적십자는 현 상황을 “인도네시아는 대재앙 직전 단계”라고 묘사했다. 실제로 병상들은 꽉 찼고, 산소도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5월 이래 어린이 감염자 수도 거의 세 배로 폭증했다. 신생아 사망 건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12세 이상 청소년에 대해서도 백신 접종을 공식화했다. 발리 등 자바의 주요 섬에 대해선 2주 봉쇄령도 내렸다. 확진 건수를 반으로 줄이겠다는 게 목표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시노백 외 아스트라제네카나 시노팜을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 외 백신도 추가적으로 들어올 계획이다. 하지만 2억 7000만 인구를 감안했을 때 당국의 선택지는 사실상 시노백에 의존하는 것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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