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이 최근 내각 개편을 단행하면서 인도네시아 유일 야당인 투쟁민주당(PDI-P)이 정부 내 공식 직책에서 모두 물러났다. 이번 개각은 프라보워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우호 세력을 대거 기용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지난 17일 PDI-P 소속 헨드라르 프리하디(Hendrar Prihadi)를 국가조달청(LKPP) 청장직에서 해임하고, 사라 사디카(Sarah Sadiqa) 부청장을 후임으로 임명했다. 헨드라르는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전 대통령 시절인 2022년부터 해당 기관을 이끌어왔다.
프라보워 내각에서 사실상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당 소속 인사가 물러나면서 PDI-P는 현 정부와의 공식적인 연결고리를 모두 잃게 되었다.
PDI-P는 애초에 내각 참여를 거부하고 야당으로서 정부 견제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당 지도부는 정부와 거리를 두고 독자적인 정치적 균형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정치 화합과 통합을 강조해왔다. 특히 대선과 총선을 거치며 격화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모든 정당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 4월 메가와띠 수카르노뿌뜨리(Megawati Soekarnoputri) PDI-P 총재의 자택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는 선거 이후 냉각된 양측 관계를 회복하려는 상징적 행보로 해석됐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개각을 두고 프라보워 정부의 인사 원칙과 향후 정당 간 협력 구도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PDI-P의 배제는 향후 의회에서 여야 간 협력과 견제 구도가 어떻게 재편될지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편 프라보워 대통령은 개각 이후에도 “국가 발전을 위한 협력은 모든 정당에 열려 있다”며 “PDI-P를 포함한 야권과의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니투데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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