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당국 수배자 네이선 로,
일시 억류됐다가 미국으로 송환
2014년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 중 한 명인 홍콩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羅冠聰·32)가 싱가포르에서 “국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입국이 거부돼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현지시간) AP·AFP·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로는 지난 27일 밤 미국 샌프란시스코발 항공편으로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로는 싱가포르에서 한 비공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약 3주 전에 입국 비자를 받았으며, 행사 초대장을 포함한 모든 정보를 싱가포르 당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싱가포르 당국은 아무 설명 없이 입국을 거부했고 그를 4시간가량 억류했다가 28일 샌프란시스코로 돌려보냈다.
로는 “나에 대한 입국 거부 결정은 정치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중국 같은 외부 세력이 (결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로의 입국·체류는 싱가포르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홍콩 경찰이 홍콩 국가보안법에 따라 로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홍콩 정부도 성명에서 로가 해외에서도 홍콩 국가보안법을 계속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면서 “도망자는 자수하지 않으면 평생 추적당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로는 2014년 홍콩 우산혁명 이후 2016년 입법회(의회) 선거에서 23세 나이에 역대 최연소 당선자가 됐지만, 2020년 6월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직전 영국으로 떠나 정치적 망명을 허용받았다.
이에 홍콩 정부는 2022년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로를 비롯한 민주화 운동가 13명에게 100만 홍콩달러(약 1억8천만원)의 현상금을 내거는 등 그를 추적·감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