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5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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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아세안 뉴스'온라인 범죄소굴' 캄보디아·미얀마…"연간 피해 100조원 규모"

‘온라인 범죄소굴’ 캄보디아·미얀마…”연간 피해 100조원 규모”

캄보디아서 체포된 온라인 사기 용의자들 / EPA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속 ‘사기산업’ 진화…
당국 방치·치안 공백에 급팽창

최근 발생한 한국인 대상 취업 사기와 납치·고문 사건으로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지는 온라인 사기범죄의 심각성이 드러나고 있다.

국내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동남아에 근거지를 둔 온라인 사기범죄 조직은 수년 전부터 급격히 세를 불리며 국제적인 문제로 부각됐다.

사기뿐만 아니라 납치, 인신매매, 구타, 고문, 살인 등 온갖 범죄를 저지르는 조직이 당국의 방치와 묵인 속에 급속도로 성장해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부패·권력 공백에 ‘범죄단지’ 팽창

이들 조직은 취업 사기, 납치, 인신매매 등을 통해 끌어들인 인력을 온라인 사기·보이스피싱 등 사기 범죄에 동원한다.

‘범죄단지’로도 불리는 대규모 사기 작업장에 갇힌 사람들은 구타 등 가혹 행위에 시달리고, 살해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캄보디아에서는 최근 수년간 수도 프놈펜 인근 시아누크빌, 북서부 태국 국경지대 포이펫 등지에서 대규모 사기 조직들이 기승을 부려왔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정부가 많은 사람을 가둬놓고 사기 등에 이용하는 사기 작업장 수십 곳의 잔혹한 학대 행위를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캄보디아에서 53개의 대규모 사기 작업장과 수십 곳의 의심 장소를 파악했다며 정부가 이들 시설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단속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매우 비효과적이며, 이는 경찰 부패와도 관련 있다고 앰네스티는 덧붙였다.

미국 싱크탱크 미국평화연구소(USIP)는 사기 산업이 팽창하면서 캄보디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절반에 달하는 연간 125억 달러(약 17조9천억원) 이상을 창출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태국 매체 네이션은 USIP 등의 자료를 인용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등 동남아 지역 사기조직으로 인한 세계적인 피해 규모가 연간 500억∼750억 달러(약 71조∼107조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과거 온라인 도박을 중심으로 확산하던 온라인 범죄는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사기산업’으로 진화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2023년 8월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사업 기회를 잃게 된 범죄 조직이 규제가 덜하면서도 수익성이 커지는 온라인 공간으로 불법적인 사업을 늘려나갔다”며 국제 온라인 범죄에 동남아시아인 수십만명이 강제로 동원됐다고 분석했다.

OHCHR은 미얀마 전역에서 최소 12만명, 캄보디아에서는 10만명이 범죄 조직의 강요로 범행에 동원됐으며 라오스와 필리핀, 태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유사 사례가 수만 명씩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2023년에는 인신매매, 온라인 사기 등을 다루면서 동남아 국가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중국 영화 ‘노 모어 베츠'(No More Bets)를 둘러싼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캄보디아 정부는 이 영화가 캄보디아를 온라인 사기 진원지로 묘사하고 있다며 중국 내 상영 중단을 요청하고, 자국 내 상영을 금지했다.

미얀마 내 온라인 사기 의심 단지 / AFP 연합뉴스

미얀마 국경서 5∼10만명 범죄 동원…
“동남아 넘어 세계 전역 확산”

2021년 쿠데타 이후 극심한 혼란에 빠진 미얀마도 온라인 사기 조직 근거지로 꼽힌다.

내전이 이어지면서 미얀마는 사실상 치안 공백 상태가 됐고, 군사정권이 통제권을 상실한 국경 지역 등에 자리 잡은 사기 조직이 활개를 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배우 왕싱이 태국에서 납치돼 미얀마로 끌려갔다가 사흘 만에 구출됐을 당시에도 미얀마 내 중국계 사기조직 문제가 집중적으로 조명됐다.

이후 중국, 태국, 미얀마 당국이 협력해 사기 작업장 단속에 나섰다.

태국은 중국인 관광객 입국 감소 우려에 미야와디 등 중국계 온라인 사기 조직 근거지로 꼽히는 미얀마 국경 도시 5곳에 대한 전기, 인터넷, 연료 공급을 중단했다.

국제 공조를 통해 구출된 외국인 수천 명이 미얀마에서 본국으로 송환됐고, 근거지를 떠난 사기 조직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태국과 접한 미얀마 국경 도시에서 여전히 온라인 사기 조직이 활동 중이며, 5만∼10만명이 범죄에 동원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AFP통신은 미얀마 사기 조직이 집중 단속에도 규모를 더 키우고 있다고 위성사진과 드론 촬영 결과를 분석해 14일 보도했다.

AFP는 조직들이 태국의 인터넷 공급 중단에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동남아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하던 온라인 사기 조직이 전 세계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지에서 기승을 부리던 온라인 사기 조직이 남미, 아프리카, 중동, 유럽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UNODC는 2023년 동아시아·동남아 국가에서 온라인 사기로 370억 달러(약 52조8천억원) 규모 손실이 발생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피해가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온라인 범죄 조직들이 새로운 거점과 피해자를 찾는 동시에 불법 자금세탁을 위해 지평을 넓히고 있다며 “남미 마약 카르텔, 이탈리아 마피아, 아일랜드 마피아 등과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고 지적했다.

UNODC는 “사기 조직은 빠르게 적응하고 암처럼 퍼진다”며 “한 곳에서 잡아도 뿌리는 사라지지 않고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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