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0만명 피해…
태국 유일 항공모함 투입해 비상식량 공급
최근 태국 남부 지역에서 300년 만에 쏟아진 기록적 폭우로 홍수가 발생해 30명 넘게 숨졌다.
26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최근 폭우로 홍수가 일어난 남부 지역에서 33명이 숨졌다고 이날 밝혔다.
시리퐁 앙카사쿤끼앗 태국 정부 대변인은 “7개 주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원인은 홍수, 감전, 익사 등”이라고 말했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가까운 남부 송클라주 핫야이시에는 지난 21일 하루 동안 335mm의 비가 내렸다. 이는 300년 만에 가장 많은 강우량이라고 태국 재난예방관리국(DDPM)은 전했다.
차들이 도로 곳곳에 가득 찬 빗물에 잠겼고, 놀란 주민들은 지붕 위로 대피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빗물이 성인 남성 키보다 훨씬 높은 2m까지 차오르기도 했다.
태국 당국은 지난 24일 송클라주를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으며 하루 뒤에는 이 지역에 비상사태를 내렸다.
송클라주지사는 주민 대피를 위해 보트뿐만 아니라 제트스키와 트럭까지 동원됐다고 밝혔다.
태국 당국은 홍수로 1층이 침수된 핫야이시 공공병원에 헬기를 투입해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이송할 계획이다. 이 병원에서는 중환자 50여명을 포함해 600명이 치료받고 있다.

해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빠따니주와 얄라주 등 다른 남부 지역에서도 큰 피해가 발생했으며 수도 방콕과 가까운 논타부리주와 나콘파톰주 등 중북부 지역에서도 홍수가 났다.
태국 내무부는 송클라주를 포함한 태국 9개 주에서 발생한 홍수로 98만 가구 넘게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홍수 피해자 수는 270만명이 넘지만, 이 가운데 1만3천명만 대피소로 몸을 피했다. 로이터 통신은 대다수가 고립돼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자원봉사 구조단체는 최근 3일 동안 구조 요청 전화가 수천건이 넘게 쇄도했다고 전했다.
이 구조단체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에는 “빗물이 2층까지 차올랐는데 아이들, 환자, 장애인이 있다”며 “제발 도와 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태국 해군은 자국 유일의 항공모함까지 투입해 비상식량 등을 피해 지역에 지원하고 있다.
최근 동남아시아에서는 폭우로 인한 홍수가 잇따르고 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태풍이나 열대성 폭풍도 더 잦아졌고 강도마저 세지면서 피해가 늘고 있다.
이달 중순 베트남에서도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91명이 숨졌고, 말레이시아에서도 홍수로 1만명 넘게 대피했다.
앞서 이달 초에는 태풍 ‘갈매기’가 필리핀을 강타해 250명이 숨지고 110명이 실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