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경제가 5%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서민 살림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20일 자카르타포스트에 따르면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 취임 이후 인도네시아 경제는 지난해 5.11%, 올해 상반기 5.45% 성장했다. 2013년 이후 대체로 5% 수준이던 성장률을 웃돌았다. 지난해 미국의 관세 위협과 올해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에도 경기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가계소득과 고용 여건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치항 테이(Qi Hang Tay) 애널리스트는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 성장률이 높아진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경제구조가 개선된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임금도 기대만큼 오르지 않아 가계 구매력이 정체돼 있다는 설명이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의 소비자신뢰조사에서도 올해 초부터 고용 전망이 나빠지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테이 애널리스트는 무상급식 등 재정지출이 성장을 뒷받침했지만 가계 구매력이나 소비심리 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경제연구기관 경제개혁센터(CORE)의 모하마드 파이살(Mohammad Faisal) 소장은 고소득층 소비가 성장을 이끄는 반면 가계소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산층의 지출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빈곤층 지원에 집중하면서 중산층이 소외됐다는 것이다.
투자도 공공부문에 치우쳐 있다. 파이살 소장은 국영기업을 비롯한 공공부문이 투자 증가를 주도한 반면 민간기업의 설비투자는 거의 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투자자 신뢰도 흔들리고 있다. 자카르타 종합지수(JCI)는 올해 들어 40% 넘게 하락해 세계 증시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인도네시아 증시의 투명성에 우려를 제기한 뒤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영향이 컸다.
루피아 환율도 달러당 1만8000루피아를 돌파했다. 루피아 가치는 1990년대 말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보다 낮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퍼르마타은행(Permata Bank)의 조수아 빠르데데(Josua Pardede)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루피아 약세로 자금조달 비용이 늘고 MSCI의 경고로 투자자 신뢰도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무상급식과 홍백협동조합 사업의 민간투자·고용 창출 효과도 정량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이를랑가대학교(Universitas Airlangga)의 라흐마 가프미(Rahma Gafmi) 경제학 교수는 자본집약적 투자가 성장을 주도하면서 국민이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양질의 일자리와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는지가 국민 생활을 판단하는 가장 현실적인 기준이라는 것이다.
가계 식비 부담도 여전하다. 에너지 보조금 등에 힘입어 물가상승률은 중앙은행 목표 범위에 머물렀지만 소득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가계는 식품값이 오르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라흐마 교수는 설명했다.
데스트리 다마얀띠(Destry Damayanti) BI 총재는 19일 기자회견에서 가격 변동이 큰 식품군의 물가상승률이 5%에 이른다며 정부와 함께 이를 1.5~3.5%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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