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대변인•인민일보 보복 시사…
“남중국해 도발 행위 지극히 위험”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갈등 중인 필리핀을 향해 강력한 보복을 시사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필리핀과의 갈등을 묻는 질의에 “영토 주권과 해양 권익을 수호하겠다는 중국의 결심은 확고부동하다”며 “필리핀은 도발을 하며 역외 세력을 끌어들였고 중국은 필요한 조치를 통해 단호히 대처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필리핀과 대화와 협상으로 해상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기를 원한다”면서도 “필리핀 측에 ‘절벽에서 말고삐를 잡아채 멈춰서기'(懸崖勒馬•현애늑마)를 권하고 잘못된 길에서 더 멀리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현애늑마’는 위험에 빠지고서야 정신을 차린다는 뜻으로 중국이 다른 나라에 강력한 보복을 경고할 때 쓰는 용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중국의 선의와 자제를 무시한 도발은 지극히 위험하다”며 비난의 날을 세웠다.
인민일보는 이날 주요 국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종소리'(鐘聲) 평론에서 “필리핀이 상황을 오판하고 자기 고집대로 행동하거나 심지어 호의적이지 않은 역외 세력과 결탁해 계속 문제를 일으킨다면 중국은 반드시 법률에 따라 권리를 보호하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이어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며 중국의 권익을 침해하고 허위 정보를 유포해 자국을 먹칠했다고 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필리핀의 도발을 부추기고 중국을 비난해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필리핀과 미국의 결탁은 남중국해 사태를 확대하고 시대 흐름에 역행하며 지역 국가들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과 대화와 협상으로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하지만, 어떠한 위협이나 협박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0일 엔리케 마날로 필리핀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필리핀이 더 이상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말고 가능한 한 빨리 올바른 길로 돌아와야 한다”며 “가장 시급한 문제는 직면한 해상 정세를 올바르게 처리하고 관리•통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필리핀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잇달아 물리적 충돌을 빚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남중국해의 약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한다.
이에 필리핀은 국제상설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했고 PCA는 2016년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