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외국인 주택 구매자의 취득세율을 두 배로 올리는 등 부동산세를 전격 인상했다.
27일 스트레이츠타임스와 CNA방송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는 취득세의 일종인 부동산 구매자 추가 인지세(ABSD)를 올린다고 전날 밤 발표했다. 인상된 세율은 이날부터 곧바로 적용된다.
최근 과열된 부동산 시장 냉각을 위한 이번 조치의 핵심 규제 대상은 외국인이다. 주거용 부동산을 구매하는 외국인에 대한 ABSD 세율은 주택 가격의 30%에서 60%로 두배가 됐다.
싱가포르 시민권자가 두 번째 주택을 살 때는 17%에서 20%로, 세 번째 주택부터는 25%에서 30%로 ABSD가 인상됐다.
영주권자 ABSD 세율은 두 번째 주택 구매 시 25%에서 30%로, 세 번째 주택부터는 30%에서 35%로 인상됐다.
다만 시민권, 영주권을 가진 무주택자의 주거용 부동산 구매 때 적용되는 ABSD는 각각 0%, 5%로 종전과 같다.
싱가포르에서 주거용 부동산을 구매하면 액수에 따라 1~6%의 인지세(BSD)를 내야 한다. 여기에 시민권자, 외국인 등 거주 자격과 보유 주택 수에 따라 추가로 ABSD를 낸다. 이번 조치로 내국인과 외국인의 세율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싱가포르 정부는 앞서 2021년 12월과 지난해 9월에도 부동산 시장 안정 조치를 내놨다.
정부는 두 차례 대책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완화하는 효과를 거뒀으나, 수요 증가로 또다시 가격 급등 신호가 나타나 추가 규제 조치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세계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싱가포르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는 상승하고 있다. 주택 가격은 지난해 4분기 0.4% 올랐고, 올해 1분기 3.2%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코로나19로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중국인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도 주택 가격 상승을 부채질한 요인으로 꼽힌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