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가 금지된 말레이시아에서 공연 도중 남성 멤버끼리 키스해 논란을 일으킨 영국 밴드가 자국에서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31일 말레이시아 매체 더스타와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해 음악 페스티벌 ‘굿 바이브스’를 주최한 말레이시아 공연기획사는 영국 밴드 ‘더 1975’를 상대로 240만 달러(33억원)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영국 고등법원에 제기했다.
기획사는 밴드가 욕설, 음주, 흡연, 정치•종교 관련 언급 금지 등 말레이시아 공연에서 준수해야 하는 규칙을 알고 있었고 지키기로 했지만 이를 어겼다고 말했다.
기획사 측은 소장에서 더 1975가 의도적으로 규제 지침을 무시하고 무대에서 ‘도발적 연설’과 ‘동성 키스’ 등을 하기로 공연 전날 밤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더 1975는 지난해 8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굿 바이브스’ 첫날 무대에서 말레이시아 정부의 동성애 규제를 강하게 비난하고, 남성 멤버들끼리 키스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남은 페스티벌 이틀 일정을 취소하고, 이 밴드의 말레이시아 공연을 불허했다.
더 1975는 말레이시아 페스티벌 이후 예정된 대만과 인도네시아 공연을 취소하고 영국으로 돌아갔다.
더 1975가 ‘굿 바이브스’ 측으로부터 받은 공연비는 35만달러(4억8천만원)였다.
국민 대다수가 이슬람교도인 말레이시아에서는 동성애가 중범죄에 해당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