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현지 공안과 공조 수사해
피의자 송환받아
베트남에 사무실을 두고 판돈 총 180억원대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검거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범죄단체조직, 도박장소개설,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자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9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달까지 베트남 하노이와 경기 시흥시에 각각 사무실을 차려놓고, 바카라 등 도박을 하는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조직원별로 총책, 관리자, 팀장, 팀원 등으로 지위와 역할을 정하고, 행동 강령을 만들어 범행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베트남 공안은 지난 4월 ‘하노이 외곽의 고급 주택단지에 한국인 남자들이 드나드는데, 유독 전기료가 많이 나와 수상하다’는 첩보를 입수해 현장을 단속하고, 이 사실을 한국 경찰에 알렸다.
경찰은 단속 과정에서 나온 도박 장부와 현장 사진 등을 전달받아 베트남 현지에서 단속된 피의자 5명 전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달 베트남 공안으로부터 이 사건 피의자 및 압수 증거물을 송환받았다.
경찰은 이후 보강 수사를 통해 국내에 있던 투자자, 운영팀, 홍보팀 등 다른 조직원 12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경찰은 압수한 도박 장부를 토대로 이들이 운영한 사이트의 판돈이 총 18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베트남 공안과 수사부터 송환까지 전 과정을 합동으로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 밖에 경찰은 2018년부터 최근까지 7년 동안 필리핀에 사무실을 두고 1천억원대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12명을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
계좌내역 분석 결과 이 사건 가담자들의 경우 개인당 한 달에 500만~2천만원 상당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121억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기소 전 추징 조처해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아울러 이 사이트에서 도박을 한 105명도 적발, 도박 혐의를 적용해 처벌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한민국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 해외에서 범죄를 저질러도 반드시 검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