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방부 “中,
3주 새 최고 강도로 대만해협 위기 조장”
김철문 통신원 인교준 기자 강종훈 특파원 = 중국군의 드론(무인기)이 최근 대만과 베트남 주변에 연이어 출몰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군 드론 2대가 지난 3일 대만 둘레를 한 바퀴 선회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홍콩 명보가 5일 보도했다.
양안(중국과 대만) 군사•안보 위기가 상시화한 대만해협에 중국 드론 출현은 자주 있었으나, 대만 외곽으로 섬 전체를 돈 건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의 이 같은 도발성 조치는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필리핀이 사상 처음으로 지난 2일 일본과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 지 하루 만에 벌인 것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고 SCMP는 전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 드론 2대는 대만해협 중앙선을 넘어 현지시간으로 3일 정오부터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해 오후 9시까지 대만 외곽을 돈 것으로 확인됐으며, 대만 최남단 엘루안비곶과는 불과 80㎞까지 접근 비행했다.
국방부는 이어 중국 드론 2대의 대만 섬 전체 선회 비행 이외에 같은 날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에서 중국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항공기 36대와 선박 12척의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으며, 지난 3주간 가장 강도 높은 군사 활동을 했다고 덧붙였다.
SCMP는 중국군이 작년 4월 중화기 운반이 가능한 장거리 타격•정찰 드론을 띄워 대만 전체를 돌게 했고 다른 정찰 드론으로 대만 둘레의 반바퀴를 선회토록 한 데 이어 이번에 드론 2대의 대만 선회를 시도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만군은 군용기•함정을 파견하는 한편 해안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해 중국군을 면밀하게 감시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자유시보는 일본도 중국군의 3일 군사 활동에 맞서 항공자위대의 전투기를 이륙시켜 긴급 상황 발생에 대비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라자라트남 국제학 대학원 콜린 코 연구원은 “중국의 이런 제스처는 대만을 표적 삼은 정보•감시•정찰(ISR) 임무를 강화한 조치”라면서 “대만의 방어력을 시험하려 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 인민해방군 교관 출신의 군사전문가인 쑹중핑은 미국의 동맹인 일본과 필리핀이 해상 군사훈련을 하는 걸 겨냥해 중국 당국이 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대만 주변에 드론을 띄웠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일본, 필리핀은 지난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3국 합동 방위체제 구축을 공식화했으며, 필리핀은 일본과의 훈련 이틀 전인 지난달 31일에는 미국과 남중국해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필리핀과 일본은 지난달 8일 상호 파병을 용이하게 하는 상호접근 협정(RAA)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2일부터 양국 해양 협력 활동 강화 차원에서 처음으로 양자 합동 군사훈련을 했다.
중국군 드론은 지난주 베트남 해안에서도 포착됐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하이난섬에서 출발한 드론이 지난 2일 베트남 남부 도시 냐짱에서 약 100㎞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해 추적기를 켜고 해안을 비행했다고 연구단체를 인용해 5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지난 5년간 베트남 해안에서 중국 드론의 이러한 비행이 관찰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중국과 베트남은 강력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지만,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는 갈등을 빚고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각각 대립 중인 베트남과 필리핀 해경은 5∼9일 첫 합동 훈련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