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와르 총리 “美와 추가 협상 합의”…
우회수출 차단 조치
미국과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인 말레이시아 정부가 미국발 상호관세의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6일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는 전날 의회 연설에서 “미국 정부가 말레이시아와의 추가 협상에 합의했다”며 “말레이시아에 부과할 상호관세율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말레이시아는 비관세 장벽 완화, 대미 무역 흑자 축소, 양자 무역 협정 체결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미국과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무역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고 중국과 유럽연합(EU) 등과의 교역 확대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이 머지않아 마무리될 것이라며 오는 19일 각국 무역 담당 장관들이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말레이시아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동남아 3국 순방 기간 안와르 총리와의 회담에서 중국·아세안 FTA 개정을 통한 관세 인하 확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와르 총리는 미국 상호관세 부과가 유예됐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관세 영향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치인 4.5∼5.5%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90일 유예에 앞서 말레이시아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24%로 발표했다.
자프룰 아지즈 말레이시아 국제통상산업부 장관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말레이시아에 부과하는 관세를 낮추기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목표는 관세 ‘제로’이며, 어렵다면 중요 부문에 대한 관세라도 낮추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무역 불균형 해소, 비관세 장벽 완화, 미국 기술의 제3국 이전 방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전날 미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에 대한 원산지증명서 발급 기관을 국제통상산업부로 일원화하고 불법 환적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동남아 국가들은 미국 고관세를 피하기 위한 중국 기업의 우회 수출 경로로 지목돼왔다.
말레이시아에 앞서 베트남과 태국 등도 미국 요구에 따라 우회 수출 차단 단속 방침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