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6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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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아세안 뉴스"美당국, 필리핀인 선원들 표적 삼아 마구잡이 비자 취소·추방"

“美당국, 필리핀인 선원들 표적 삼아 마구잡이 비자 취소·추방”

호화 유람선 ‘카니발 선샤인’에서 일하다가 미국 당국에 의해 취업비자가 취소되고 필리핀으로 추방된 필리핀인 요리사 마르셀로 모랄레스 /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홈페이지 캡처

“증거 없이 아동포르노 시청 혐의 씌워”…
추방실적 압박에 단속요원도 스트레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자 단속·추방 정책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미 당국이 미국에 정박한 유람선의 필리핀인 선원들을 표적으로 마구잡이식 취업비자 취소·추방 조치를 남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호화 유람선 ‘카니발 선샤인’에서 일하던 필리핀인 요리사 마르셀로 모랄레스는 유람선이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항에 머무른 지난 6월 28일 무장한 미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들에 의해 조사를 받았다.

요원들은 약 3시간 동안의 조사에서 마르셀로에게 아동포르노를 본 것을 인정하라고 압박했으나, 그는 이런 혐의가 터무니없다며 완강하게 거부했다.

그러자 요원들은 “필리핀으로 돌아가서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미국에 5∼10년간 수감되고 25만 달러(약 3억4천700만원)의 벌금을 내는 것보다 낫다”면서 모랄레스를 압박했다.

또 모랄레스에게 “성인 여자의 몸과 어린 여자 몸의 차이를 아느냐”고 유도신문을 하기도 했다.

결국 모랄레스 등 카니발 선샤인의 필리핀인 선원 10명은 미국에서 10년간 일할 수 있는 C1/D 비자가 취소됐다는 통보를 받고 일자리를 잃게 돼 모두가 울었다고 그는 전했다.

모랄레스 등은 주미 필리핀 대사관에 연락하는 등 법적 도움을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요원들은 이들을 비웃었고 법적인 방어 기회를 주지 않았다. 또 이들에게 어떤 혐의인지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았고, 수갑을 보여주면서 서류에 서명하라고 강요했다.

이후 요원들은 모랄레스 등에게 물이나 음식도 주지 않는 등 범죄자처럼 대했고, 결국 이들을 항공편으로 추방했다.

사흘 동안 고초를 겪고 필리핀에 돌아온 모랄레스는 미국에서 추방됐다는 ‘낙인’ 때문에 해외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재 시민단체 ‘필리핀노동자센터’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모랄레스처럼 유람선 등에서 일하다가 비자 취소·추방 조치를 당한 필리핀인 선원은 알려진 것만 최소 113명에 이르며, 실제로는 더 많을 수 있다.

이 단체는 모랄레스의 사례와 비슷하게 선원들이 증거도 없고, 기소되지 않고, 유죄 판결도 없고, 법적 조력을 받지 못한 채 아동포르노를 봤다는 혐의를 뒤집어쓰고 추방됐다고 지적했다.

이 중 한 선원은 지난달 미 당국 요원들이 그의 휴대전화에서 자신과 아내가 3살 아들에게 키스하는 영상을 발견한 뒤에 미국에서 추방되기도 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노퍽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각 기관에 할당한 목표 추방 실적을 채우기 위해 필리핀인 선원들이 표적이 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 단속·추방 강도를 높이면서 이민 단속 전담기구인 이민세관단속국(ICE) 내부에서 실적 압박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ICE 전·현직 요원 9명이 전했다.

이들은 과도한 실적 압박 탓에 현장 요원들이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으며, 단속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범죄 기록이 없는 단순 불법 체류자는 물론 영주권자, 합법 비자 소지자까지 체포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요원들이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주도하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지난 5월 ICE 회의에 참석해 하루에 3천명을 체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지난 4일 미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300여명이 ICE에 체포된 사태도 이런 실적 압박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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