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사정권, 국제사회·中·태국 압박에
사기 작업장 습격 폭파
12월 총선 1차투표 앞두고 선거운동 개시…
‘공정성 결여’ 지적
캄보디아와 함께 범죄단지(사기 작업장)의 대표적인 소굴로 꼽히는 미얀마의 군사정권이 대규모 범죄단지 단속으로 외국인 1만명 이상을 붙잡아 9천여명을 송환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정보부는 지난 9개월 동안 중국·태국과 사기 작업장 합동 단속으로 외국인 1만119명을 구금, 이 중 9천340명을 출신 국가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또 나머지도 송환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태국으로부터 사기 단속 압박을 받아온 미얀마 정부는 지난 20일 동남부 카인주 미야와디 지역의 태국과 국경 지대에 위치한 거대 범죄단지 ‘KK파크’를 단속했다.
태국군에 따르면 미얀마군은 지난 27일 KK파크 일부를 폭파, 파괴했다. 국경 지대의 태국 주민들도 지난 24일부터 며칠 동안 KK파크에서 폭발음이 나고 연기가 피어올랐다고 AP통신에 전했다.
이에 KK파크와 인접한 태국 북서부 딱주 메솟 지역으로 1천500여명이 넘어와 태국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대부분 KK파크 출신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다수가 중국인 남성이며, 미얀마·태국·베트남·인도·파키스탄 출신도 포함돼 있다.
싱크탱크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에 따르면 KK파크 등 미얀마 내 태국 국경지대의 대규모 사기 작업장은 2021년 쿠데타와 군사정권 집권 이전 11곳에서 현재 27개로 불어났으며, 사기 작업장 규모도 매달 약 5만5천㎡꼴로 확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KK파크의 경우 5년 전만 해도 텅 빈 들판이었지만, 이제 2.1㎢의 넓은 부지에 각종 빌딩과 병원, 레스토랑, 은행, 빌라들이 밀집한 대규모 범죄단지로 성장했다.
이에 미국 재무부가 지난 9월 카인주 일대 사기 작업장 관계자 3명과 관련 기업 6곳을 제재하는 등 국제 사회의 단속 압박이 커졌다.

한편 오는 12월 28일로 예정된 미얀마 총선 1차 투표를 앞두고 전날 군부 측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수도 네피도에서 선거 운동 출범식을 갖고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지역별로 세 차례로 나눠 치러지는 이번 총선의 2차 투표는 내년 1월 11일에 열리며, 3차 투표와 결과 발표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총선을 통해 정권을 민간으로 이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자신들이 승인한 정당 외 정당의 선거 참여를 막고 있다.
또 미얀마 곳곳을 장악한 반군이 총선 보이콧을 예고한 가운데 국제사회는 총선이 공정성이 결여된 사실상의 군부 통치 장기화 수단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 27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열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이번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아세안은 미얀마 군사정권이 요청해온 선거 참관단 파견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 선거의 정당성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으려는 군사정권의 시도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서부 라카인주 지도 시트웨에 사는 한 60세 남성은 총선에 대해 “진정한 선거가 아니고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어서 선거는 요원해 보인다. 선거에 관심을 가질 시간도 없다”고 AFP 통신에 밝혔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