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통신회사 지분 매각 소득세…
1·2심 결과 뒤집어
패통탄 총리 해임·탁신 재수감 이어
또 탁신가문에 불리한 판결
대법원 판결로 교도소에서 실형 복역 중인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이번에는 오랜 세금 소송에서 최종 패소, 8천억원 가까운 세금을 내게 됐다.
18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방콕포스트·네이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태국 대법원은 탁신 전 총리가 176억 밧(약 7천940억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는 그가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는 1·2심 판결을 뒤집은 최종 판결이다.
탁신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중이던 2006년 1월 두 아들 명의의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보유한 통신회사 친 코퍼레이션 지분 49%를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에 733억 밧(약 3조3천100억원)을 받고 매각하면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 탈세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그해 9월 군부 쿠데타로 정권을 잃은 뒤 세무 당국으로부터 소득세 추징 명령을 받자 부당하다면서 소송을 내 1·2심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탁신 전 총리가 친 코퍼레이션 지분 소유 사실을 은폐하고 부당한 세금 혜택을 누렸다면서 이는 심각한 위법행위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로 세무 당국은 그에게서 733억 밧을 징수하는 강제 집행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법원이 공식 집행 명령을 내리는 데는 약 한두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탁신 전 총리는 지난 9월 ‘VIP 수감’ 논란과 관련해 대법원 판결로 교도소에 수감돼 1년간 실형 복역 중이다.
그는 15년간의 해외 도피 생활 끝에 2023년 8월 귀국한 뒤 권한 남용 등 유죄로 실형 선고를 받고 수감됐다. 하지만, 곧바로 경찰병원으로 옮겨져 6개월간 지낸 뒤 가석방돼 특혜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2001년 집권 이후 20여년 간 태국 정치를 쥐락펴락해온 탁신 전 총리와 그의 가문은 최근 잇따른 사법부의 불리한 판결로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8월엔 그의 딸인 패통탄 친나왓 총리가 헌법재판소 판결로 총리직을 상실, 2008년 이후 헌재 판결에 의해 물러난 다섯 번째 총리가 됐다. 이 5명은 모두 탁신 전 총리 계열로 분류된다.
이후 지난 9월 하원 총리 투표에서 아누틴 찬위라꾼 전 부총리가 탁신 전 총리 측 정당인 프아타이당 소속 후보 상대로 압승, 총리에 당선되면서 탁신 가문은 2023년 재집권 이후 약 2년 만에 정권을 내줬다.
헌재와 대법원 등 태국 사법 당국은 군부와 함께 대표적인 보수 엘리트 세력의 요새로 꼽히면서 탁신 세력과 맞서왔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