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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여명 희생된 동남·남아시아 대홍수 원인은 기후변화·난개발

폭우로 침수된 스리랑카 콜롬보 외곽 도시 / AFP

사이클론, 몬순 우기와 겹쳐 극한 폭우…
재난 방지 시스템도 부실

최근 이른바 ‘극한 폭우’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로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스리랑카와 태국 등지에서 1천명 넘게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이 지역에 폭우가 심해졌고, 난개발과 부실한 재난 방지 시스템까지 더해져 피해가 컸다고 진단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도네시아 매체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최근 폭우가 내린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북부 지역 3개 주에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604명이 숨지고 464명이 실종됐다.

남아시아 국가인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에서도 홍수와 산사태로 366명이 숨지고 367명이 실종된 상태다.

태국 일부 남부 지역에는 300년 만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져 176명이 사망했고, 인근 말레이시아 7개 주에서도 홍수로 2명이 숨지고 3만4천명가량이 대피했다.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등 4개국에서 지금까지 사망자 수만 1천100명을 넘었고, 아직 실종자가 많아 희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광범위한 아시아 지역에서 폭우가 내린 이유는 여러 사이클론(열대성 저기압)이 몬순(monsoon) 우기와 맞물려 발생했기 때문이다.

보통 사이클론은 인도네시아 등이 있는 적도 인근에서는 거의 형성되지 않는다. 지구 자전에 따른 힘이 적도에서는 사이클론을 회전시킬 정도로 충분하지 않은 탓이다.

그런데 최근 발생한 사이클론 ‘세냐르’는 이례적으로 믈라카 해협의 적도 바로 위쪽에서 형성돼 인도네시아 등지에 큰 피해를 입혔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이번 사이클론이 드문 현상이라면서도 최근 5년 동안 사이클론 빈도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가 인도양과 태평양 양쪽에서 발생하는 사이클론에 점점 더 노출되고 있다며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을 때 그 빈도가 잦다고 덧붙였다.

앞서 2021년에도 사이클론 ‘세로자’가 인도네시아 중동부 지역을 강타했고 200명 넘게 숨지거나 실종됐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기후 변화, 지구 온난화, 환경 파괴는 우리가 반드시 직면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복구 작업하는 인도네시아 아체주 주민들 / EPA 연합뉴스

비슷한 시기 스리랑카는 사이클론 ‘디트와’의 영향을 직격으로 받았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늦게 발생한 태풍이 종종 11∼12월 몬순 비와 겹치지만, 스리랑카가 포함된 남아시아에서는 드문 현상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온실가스가 대기권 내 열을 가두고, 이에 따라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사이클론이 더 빠르게 형성되고 강도도 세졌다고 분석했다.

따뜻한 공기는 더 많은 수분을 머금을 수 있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로 잠재적 강수량이 증가하면서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우기 때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인도네시아 국가연구혁신청(BRIN) 기후대기센터 소속 에르마 율리하스틴 교수는 자카르타포스트에 “믈라카 해협이 얼마나 좁고 적도에 가까운지 생각하면 (사이클론) 회전은 거의 불가능해야 한다”면서도 “회전력이 대체 어디서 생겨나는지 더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환경단체는 기후 변화뿐만 아니라 장기간 이어진 난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도 홍수와 산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환경단체 ‘사타야 부미’는 특히 이번에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북수마트라주에서 광범위한 벌목과 토지 개간으로 산림이 훼손됐고, 지반이 비를 저장하는 능력이 크게 줄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단체는 “광산 확장, 대규모 인프라(기반시설) 개발, 산림 훼손이 결합해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며 “유수지가 사라지고 지형이 극단적으로 변하면서 돌발 홍수와 산사태 위험도 급격히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최근 수마트라섬에서 홍수로 유실된 목재가 불법 벌목과 관련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2022년 국가 부도 사태로 긴축 재정 정책을 추진 중인 스리랑카에서도 재난을 막기 위한 기반 시설 유지·보수 예산이 부족해 댐과 제방 관리가 부실한 실정이다.

아누라 디사나야케 스리랑카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고 도전적인 자연재해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에르마 교수도 “기후변화가 심각한 단계에 도달했다”며 현재 벌어지는 재해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고 맞춤형 재해 조기 탐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주서 홍수 후 남겨진 통나무 잔해들 /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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