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이 최근 미얀마 군사정권에 제트 전투기용 항공유를 대규모로 제공한 정황이 포착됐다. 서방 제재를 피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이란과, 내전 수행 능력을 강화하려는 미얀마 군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총 9차례에 걸쳐 약 17만5000톤의 항공유를 미얀마로 수출했다. 로이터는 해상 운송 서류와 미국 위성기업 ‘신맥스 인텔리전스’의 위성사진을 토대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얀마 군부는 반군을 상대로 1022회의 전투기 공습을 감행해 1000곳이 넘는 민간 지역을 타격했다. 이는 직전 15개월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이란산 연료 공급이 공습 확대와 직접적으로 연결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지 인권단체들은 이 기간 공습으로 최소 1728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부 전선 인근 학교가 폭격을 받아 학생 2명이 사망한 사례도 보고됐다.
이란은 항공유뿐 아니라 탄약 생산에 사용되는 요소도 대량으로 미얀마에 수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수입 규모는 40만~60만톤 수준으로, 탈영한 미얀마 군 관계자들은 이 요소가 군수품 제조에 활용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수출 과정에서는 선박 위치를 위장하는 ‘스푸핑’ 기법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에서 출발한 선박이 약 5500㎞를 이동하는 동안 가짜 위치 신호를 보내 이라크발 방글라데시행 항로로 위장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양측의 전략적 필요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한다. 이란은 제재 국면 속에서 새로운 외화 수입원을 확보하고, 미얀마 군부는 항공 전력을 유지하며 반군 진압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유는 원유보다 약 33%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만큼, 이란은 이번 수출로 약 1억2300만 달러(약 1782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시리아와 레바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 등 기존 우방이 약화된 상황에서 이란이 국제적으로 고립된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해 영향력을 넓히려 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톰 앤드루스 유엔(UN)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은 로이터에 “이 연료는 전쟁 범죄에 사실상 기름을 붓는 행위”라며 “민간인 공격이 확대된 현실은 충격적이며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논평 요청을 거부했으며, 미얀마 정부 역시 관련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인니투데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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