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미얀마를 거점으로 활동해 온 온라인 사기 조직원들을 잇달아 중국 본토로 압송해 사형을 집행하면서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9일 이번 조치가 단순한 범죄 처벌을 넘어 중국의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처형된 범죄자 16명 가운데 최소 3명이 미얀마 국적자였다. 이들은 미얀마 북부 샨주 코캉 지역에서 중국인을 상대로 대규모 ‘스캠 단지’를 운영하며 온라인 사기와 살인을 저질러온 조직의 핵심 인물들이다. 미얀마 현지에서 체포됐음에도 중국으로 넘겨져 재판과 형 집행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미얀마는 공식적으로 사형제를 폐지한 국가다. 2021년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주도한 군부 쿠데타 이후 정치범 처형 사례는 있었지만, 범죄 조직원이 사형에 처해졌다는 보고는 거의 없었다. 이 때문에 미얀마 국적 범죄자를 중국이 직접 처형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이런 행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은 1979년부터 해외에서 중국인을 상대로 중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을 처벌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왔다. 2011년 메콩강에서 중국 선원들을 살해한 미얀마 국적 마약왕 나오칸 역시 중국으로 송환돼 사형이 집행됐다.
상하이 푸단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 린민왕 교수는 “미얀마 스캠 조직의 중국인 살해 사건에 대해 중국 내에서 분노가 커지자 당국이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얀마 군부 정권이 중국의 압박을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명백한 힘의 과시”라고 평가했다.
중국 고위 당국자들의 발언에서도 강경 기조는 뚜렷하다. 친강 전 외교부장은 미얀마 방문 당시 국경 지역 사기 조직에 대한 ‘단호한 응징’을 요구했고, 왕샤오훙 공안부장 역시 해당 범죄를 ‘세계적 재앙’으로 규정했다. 중국은 2023년 말부터 미얀마 군부와 공조해 대대적인 소탕 작전을 벌여왔다.
홍콩시립대학교의 왕장위 국제법 교수는 “미얀마 주요 범죄 조직 핵심 인물들이 중국으로 압송된 것은 중국이 동남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SCMP는 최근 캄보디아 당국이 대형 사기 사건에 연루된 중국인을 서방이 아닌 중국에 넘긴 사례 역시 같은 흐름으로 해석했다. 중국이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역외 사법권과 지역 영향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니투데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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