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국 내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곡물 등의 수출을 금지하는 나라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말레이시아가 이번 달부터 닭고기 수출을 중단한다. 식료품의 국제 가격이 불안정해지면서 자국의 식량 위기에 대비해 수출을 중단하는 ‘식량 보호주의’의 또 다른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총리는 “6월 1일부터 월 360만 마리의 닭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자국 내 닭고기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한 조치다. 최근 인도네시아가 식용유의 원료 중 하나인 팜유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을 때와 같은 ‘자국민 보호’가 이유다.
‘유럽의 빵바구니’라 불리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전 세계에서 밀과 같은 곡물의 생산량은 급감했다. 말레이시아도 우크라이나로부터 밀을 수입하는 나라이다보니 수입에 차질이 빚어지자 밀과 옥수수 등의 곡물로 만들어지는 사료 값이 오르게 됐고, 축산물 가격도 덩달아 오르게 되자 결국 닭고기 수출 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 것.
말레이시아의 이번 결정에 이웃 나라 싱가포르는 그야말로 ‘비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싱가포르의 닭고기 수입량 중 34%가 말레이시아에서 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싱가포르의 대표 음식인 ‘치킨 라이스’의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팜유 등 다른 품목으로 조치가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니투데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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