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최근 뎅기열이 급증하고 있다고 8일 CNN 인도네시아가 보도했다. 이는 통상 발생하는 수준의 배를 넘어선 것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뎅기열 발생 시기가 ‘이례적으로 빨라졌다’는 게 싱가포르 국립 환경청의 설명이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싱가포르에서 뎅기열 환자 수는 1만1,000명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5,258명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이다. 데스몬드 탄(Desmond Tan) 싱가포르 내무장관은 “사례가 확실히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시급히 대책이 필요한 비상 사태”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는 뎅기열 환자의 10%가 입원하고 있다.
싱가포르 기상청은 자국이 다른 지역보다 두 배 빠르게 더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탄소 배출량이 현재처럼 계속 증가하면 2100년까지 일일 최고 기온이 섭씨 37도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5월 기온은 섭씨 36.7도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뎅기열 확산이 싱가포르 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기후변화와 함께 전세계에서 뎅기열 발병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뎅기열이 풍토병으로 정착한 나라는 지난 50년 간 30배 늘어, 100여개국이 됐다.
CNN 인도네시아는 뎅기열 바이러스를 옮기는 아에데스 모기의 번식에 적합한 적도 기후를 가진 지구촌 다른 지역에도 뎅기열을 확산 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WHO는 “뎅기열이 주변 국가로 퍼짐에 따라 발병 숫자가 증가하는 정도가 아닌 ‘폭발적인 발병’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WHO에 따르면 2019년 전세계에서는 뎅기열 환자 수가 520만 건에 이르렀다. 아시아에서는 수천명이 뎅기열로 사망했다. 그해 필리핀에서는 수백 명이 숨져 정부가 뎅기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다.
듀크 싱가포르국립대(Duke-NUS) 루크란티 드 알위스(Ruklanthi de Alwis) 선임 연구원은 기후변화가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의 예측 모델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한 지구 온난화는 결국 뎅기열 전파 시즌의 길이 뿐 아니라 모기가 번성하는 지리적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면서다.
뎅기열에 걸리면 고열과 두통, 몸살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심한 경우 출혈과 호흡 곤란, 장기부전 증세를 보이다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인니투데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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