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정부가 유명 변호사, 인권운동가 등 수십 명의 반정부인사들에게 반역죄 위반 혐의를 적용, 실형을 선고했다.
인권 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14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프놈펜 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캄보디아계 미국인 변호사 티어리 셍이 징역 6년 형을 선고받는 등 여당을 비판하는 수십 명의 활동가들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 결과에 대해 사람들은 37년 장기 집권한 훈센총리에 대한 반대 세력이 늘자 이를 잠재우기 위한 시도로 평가했다.
현재 130여명의 반정부인사들이 피고인으로 지명됐고 총 4개의 재판으로 나뉘어 진행 중이다.
캄보디아구국당(CNRP) 소속 티어리 셍 변호사는 60여명의 공동 피고인들과 함께 과거 추방됐던 CNRP 지도자 샘 레인시가 지난 2019년 캄보디아로 다시 돌아오려고 한 것을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프놈펜 지방법원은 티어리 셍과 피고인들 대다수가 반역죄를 저질렀다고 판단, 대부분의 피고인에게 징역 5~8년 형을 선고했다.
비영리 시민단체 시비쿠스의 설립자이기도 한 티어리 셍은 미국 자유의 여신상을 본 딴 모습을 하고선 “나는 자유의 여신”이라고 말하며 법원에 도착했다. 종이로 만든 횃불을 들고 자유를 상징하는 왕관을 썼으며, 맨발에 에메랄드색 드레스를 입었다.
그는 수많은 시민들 앞에서 “나는 자유 그 자체”라며 “오늘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나뿐만 아니라 진정한 민주주의자이자 자유를 사랑하는 모든 캄보디아인들”이라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 나는 내 양심과 자유와 정의에 대한 신념을 지키기 위해 감옥이라는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법원 밖에서 기다리던 티어리 셍 지지자들은 재판 결과에 흥분해 경찰과 충돌을 일으키기도 했다.
티어리 셍을 변호한다는 이유로 캄보디아에서 추방된 재러드 갠서 국제 인권 변호사는 “훈센 총리가 총선을 앞두고 티어리 셍을 ‘직접적인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을 가둘 수는 있지만 신념을 가둘 수는 없다”며 티어리 셍을 “훈센 정권의 가장 새로운 정치범”이라고 묘사하면서 즉시 석방을 요구했다.
주캄보디아 미국 대사 패트릭 머피는 “티어리 셍을 포함한 인권 운동가들을 부당한 투옥에서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인권 단체인 리카도 측은 ” 피고인별 증거, 그리고 혐의 사이에 명확한 연결고리가 성립되지 않았다”며 “판결 이유에 대한 어떠한 논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인니투데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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