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가 반체제인사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25일 미얀마 관영 언론이 전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번에 사형이 집행된 건 표 제야 또 전 의원과 시민운동가 초 민 유 등 4명이다. 사형이 집행된 날짜나 방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들이 지난 1월과 4월에 열린 비공개 재판에서 반테러법 위반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표 제야 또 전 의원은 군부에 의해 쫓겨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소속 의원 출신으로, NLD가 미얀마에서 돌풍을 일으킨 지난 2012년 4월 보궐선거에서 수지 고문과 함께 국회에 입성했다. 정계에 입문하기 전 시민운동가이자 래퍼로 활동한 그가 군사 정권에 대한 비판적 가사로 군부의 분노를 사왔다고 BBC는 전했다
초 민 유는 지난 1988년 반독재 시위를 이끈 미얀마 88세대의 핵심 인물이다. 시위와 관련한 혐의로 지난 2012년까지 여러 차례 감옥에 수감됐던 그는 군부의 쿠데타 이후에도 반군부 활동을 주도해왔다. 그는 작년 10월 양곤의 한 아파트에 무기와 탄약을 숨긴 혐의로 체포됐다.
AFP 통신은 다른 2명은 군부의 정보원으로 추정되는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고 보도했다. 유엔(UN)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실제 사형이 집행된 건 지난 1988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미얀마 군부는 이들에 대한 사형 집행 방침을 밝히며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변호인 접견이 허용되지 않는 등 국제인권법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군부는 “신중치 못하게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라는 입장을 표해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얀마 군부의 결정을 비난하며 “인간의 생명과 자유‧안전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일레인 피어슨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 담당 국장 대행은 “극도로 불공평하고 정치적 요구에 의한 재판이 있었고, 이는 군부에서 반정부 시위를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며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이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지난 2020년 선거에서 NLD가 압승하자 부정선거의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켰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은 쿠데타 이후 군부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람이 2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니투데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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