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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혐의, 동성애 등 굴곡진 정치인생… 안와르, 말레이시아 신임 총리 취임

안와르 이브라힘(Anwar Ibrahim) 말레이시아 신임 총리 / 사진 : 안타라

말레이시아 신임 총리로 야당 지도자인 안와르 이브라힘(Anwar Ibrahim) 전 부총리(75)가 취임했다.

24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안와르 신임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쿠알라룸푸르 왕궁에서 취임 선서를 했다.

이날 압둘라(Abdullah Sultan Ahmad Shah) 말레이시아 국왕은 각 주 최고 지도자들과 회의를 열고 안와르 전 부총리를 신임 총리로 지명했다.

말레이시아는 의회 과반 의석(112석)을 확보한 정당이 정권을 이양받고, 국왕이 해당 정당 대표를 총리로 임명한다. 제1당이 112석 이상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엔 연립정부가 구성돼야 한다.

지난 19일 말레이시아는 제15대 총선을 치렀지만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없어 한동안 혼란을 겪었다. 안와르가 소속된 개혁성향정당희망연대(PH)는 전체 222석 가운데 82석을 차지했다. 이어 무히딘 야신 전 총리의 국민연합(PN)이 73석,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현 총리가 소속된 국민전선(BN)이 30석을 얻었다.

연정 구성이 불발되며 새 정부 출범이 지연되던 가운데 국왕의 중재로 국민연합(PN)이 30석을 얻은 국민전선(BN) 등과 연정에 합의하면서 안와르가 총리에 오를 수 있었다.

안와르는 굴곡 많은 정치 인생을 걸어온 인물이다. 국회의원을 지낸 아버지와 정치 활동가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1982년 35세의 나이로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에 입당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UMNO는 195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61년간 장기 집권한 정당이다.

주목받는 젊은 정치인이었던 그는 ‘말레이시아 국부’로 칭송받던 마하티르 모하맛(Mahathir bin Mohamad) 총리 밑에서 재무장관, 부총리 등을 연임하면서 마하티르의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됐다.

그러나 1997년 아시아를 휩쓴 금융 위기 국면에서 마하티르와 정책 이견을 보이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1998년 마하티르는 UMNO에서 안와르를 내쳤고, 그를 부패와 동성애 혐의로 기소했다. 안와르는 1999년 부패 혐의로 6년형을 선고받았고, 이듬해에는 동성애 혐의로 9년형이 추가됐다. 당시 눈에 멍이 든 채 법정에 선 안와르의 모습이 전 세계에 보도됐고, 안와르는 ‘개혁’과 ‘투쟁’의 상징이 됐다.

안와르는 2004년 석방됐으나 유죄 판결을 받은 부패혐의 등 때문에 2008년까지는 정치활동이 금지됐다. 2008년에 정치 활동을 재개했으나 동성애 혐의로 다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곧 석방되었다.

감옥에서 나온 그는 2013년 총선에서 야권 연합을 이끌기 위해 정계에 복귀했다. 그러다 다시 2015년 동성애 혐의가 인정돼 5년형을 선고받았고, 3년 후인 2018년 국왕 사면을 받아 석방됐다. 이어 같은 해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연방의회에 복귀했다.

나집 전 총리가 물러난 뒤 마하티르가 재집권하면서 안와르가 뒤를 이을 것으로 보였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결국 2020년 2월 마하티르 재사임 후 2년여가 지나서 안와르는 집권에 성공했다.

인니투데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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