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중국 조인트벤처 KCIC(PT Kereta Cepat Indonesia China)가 진행 중인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 사업이 국가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16일 콤파스가 보도했다.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했던 프로젝트 진행이 2023년으로 지연되면서 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이 이유다.
이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건설비용은 그 사이 80억 달러(약 11조4000억원)까지 증가했다. 당초 책정된 60억 달러(약 8조5600억원)에서 19억 달러(약 2조7100억원)가 늘어난 셈이다.
이 같이 비용이 증가한 요인으로는 시공사의 귀책사유로 인한 건설 붕괴, 교각의 철거 및 재건, 자재 배치, GSM 주파수 사용, 토지 매수, 자재 도난, 터널 건설의 지질학적 장애 등이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프로젝트 지연을 막기 위해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국영기업의 국가기금운용 규모에 비례한 국가예산을 동원하는 방식으로 일부 부족한 자금을 충당해 왔다.
일각에서는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 건설 추진에 대해 정부가 애초에 실현 불가능한 약속을 했다고 지적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 사업 가속화에 관한 새로운 대통령령 제93/2015호에 서명했다. 93호 4조에는 국가 예산을 자카르타-반둥고속철도 프로젝트에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부가 국가 예산을 투입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한 셈이 되었다.
사실 중국보다 먼저 고속철도 개발 사업을 제안한 건 일본이었다.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는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당성 조사에 350만 달러(약 5억500만 원)를 썼다.
당시 일본이 제시한 투자금은 62억 달러(약 8조9000억원)였다. 총 금액의 75%를 연 이자율 0.1%에 40년간 상환하는 조건이었다.
문제는 이 때 중국이 치고 들어와 해당 프로젝트의 타당성 조사를 별도로 진행했다. 이를 반긴 건 당시 공기업부 장관인 리니 수마르노(Rini Soemarno)였다. 그녀는 2016년 3월 쑤 샤오시(Xu Shaoshi) 중국 국가개발국민개혁부 장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국은 55억 달러(약 7조9000억원)를 제시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가 4대 6 비율로 투자하며 총 투자액의 25%는 합작 자본금에서 충당하고 나머지는 연 이자율 2%에 40년간 상환하는 조건이었다.
당시 중국은 인도네시아 국가예산이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인도네시아 정부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지금은 불어난 예산을 인도네시아 국가예산으로 충당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 사업 가속화에 관한 대통령령 제107/2015호에는 해당 프로젝트에 국가예산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결국 국가예산이 투입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자 조코위 대통령은 해당 내용을 수정한 대통령령 제93/2015호에 서명했다.
인니투데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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