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자카르타∼반둥 고속철 개통하면
수라바야까지 연결 추진
예상보다 4년 늦어지고 사업비 1.6조↑…
“당나귀도 한 구멍에 두번 안 빠져”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첫 고속철도 개통을 앞둔 인도네시아가 두 번째 고속철도 사업도 중국에 맡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를 놓고 벌써 중국의 채무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6일(현지시간)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중국이 출자해 만든 인도네시아•중국 합자회사(KCIC)는 오는 8월 17일 인도네시아 독립 기념일에 맞춰 수도 자카르타에서 반둥까지 연결되는 첫 고속철도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지금은 차로 약 3시간이 걸리는 두 도시의 이동 시간이 약 40분으로 줄어든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첫 번째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반둥에서 수라바야까지 연결하는 2차 고속철도 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반둥과 수라바야는 인도네시아에서 자카르타에 이어 3번째, 2번째로 큰 도시다.
루훗 판자이탄 해양•투자 조정장관은 최근 고속철도 시승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열차가 개통되면 2차 고속철도 사업을 위한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아직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중국 기술과 자본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속철도 1차 사업이 중국산 기술과 자본으로 이뤄졌는데 이에 대한 후속 사업인 만큼 사업의 연결성을 위해 중국과 손을 잡을 것이란 설명이다.
데디 헤를람방 인도네시아 교통학회 전무이사는 “사업의 연결성을 위해 중국 기술이 다시 선택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내부에서는 중국 기술과 자본을 또 사용할 경우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올라가고 채무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자카르타와 반둥을 연결하는 1차 사업의 경우 예상보다 건설 시간은 4년가량 늦어지고 있고, 사업비도 약 72억 달러(약 9조4천억원)로 처음 계획보다 12억 달러(약 1조6천억원) 늘어나게 됐다. 사업비의 75%는 중국개발은행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
자카르타 포스트는 이처럼 사업 기간과 사업비가 늘어난 것을 지적한 뒤 “당나귀도 같은 구멍에 두 번 빠지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음 사업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국제 경쟁 입찰을 진행해야 한다며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임기 내 사업을 확정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디 전무이사도 연구보고서를 통해 “반둥에서 수라바야를 연결하는 사업은 1차 사업보다 사업비가 5∼7배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1차 사업처럼 대규모 대출을 받아 사업을 진행한다면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