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까지 구리• 철광석•납•아연
양극전물 수출 허용…수출세 물리기로
보크사이트는 예정대로 6월부터 수출금지
천연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가 계획대로 내달 10일부터 보크사이트 원광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구리와 납, 철광석 등은 내년 5월까지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24일 CNBC 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아리핀 타스리프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오는 6월부터 보크사이트를 비롯해 주요 광물들의 수출을 금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구리와 철광석, 납, 아연, 구리정광에서 나오는 양극전물 등은 내년 5월까지 수출이 가능하다.
아리핀 장관은 이들 광물을 제련할 수 있는 시설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출을 조기에 금지하면 일자리가 사라지고 국가의 수입도 줄 수 있어 이같이 수출을 허용한다며 대신 수출세를 물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보크사이트의 경우 계획대로 수출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크사이트를 제련할 수 있는 시설이 4곳이나 되고 8개의 보크사이트 처리 공장이 지어지고 있어 조만간 국내에서 생산되는 보크사이트 원광을 모두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리핀 장관은 “4개의 제련소에서 처리를 최적화하면 지금보다 19억 달러(약 2조 5천억원)의 부가가치를 더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결정에 보크사이트 광물 생산 업체들은 광물 생산이 줄고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날드 술리스티안토 인도네시아 보크사이트•철광석 협회 회장은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는 보크사이트 양은 3천만t(톤)이지만 보크사이트 처리 공장 1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양은 600만t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생산품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 만약 국내에서 흡수되지 않으면 생산량을 줄여야 해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8개의 보크사이트 제련 공장이 건설 중이라고 하지만 대부분 시설 용지만 있고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각종 원자재가 풍부한 인도네시아는 수출품 부가가치를 높이고 전방산업(다운스트림)을 키우겠다며 광산법을 개정, 광물 형태의 수출을 순차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제련 산업을 키워 광물 형태보다 가격이 높은 중간재 상품 형태로 수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2020년부터 차량용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의 원광 수출이 금지됐으며 올해 6월부터 보크사이트 등 주요 광물들도 수출이 금지된다.
하지만 광산 업체들은 인도네시아 내 원광 처리 시설이 부족해 현 생산량을 감당할 수 없다며 결국 생산량을 줄여야 해 수입과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